서울 아파트값이 26주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오름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정부의 가계 부채 관리 강화와 6개월가량 상승에 따른 피로감 등의 영향으로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이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집값이 조정세에 접어들면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6% 올라 한 주 전(0.23%)보다 0.07%포인트 낮아졌다. 수도권(0.15%→0.11%)은 오름폭이 둔화하고 지방(-0.01%→-0.02%)은 내림폭이 확대돼 전국 아파트값도 0.05%로 전주(0.07%)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정부의 대출 조이기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가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매물이 늘고 거래는 줄고 있다”며 “최근 단기 급등한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관망 심리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도 증가하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1615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7만9141건)과 비교해 3.1%(2474건) 늘었다. 최근 1년 내 매물이 가장 적었던 지난달 초(7만6629건)와 비교하면 5000건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초구(0.32%) 송파구(0.28%) 강남구(0.22%) 등 강남권은 준공 10년 이내 아파트와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올해 들어 8%가량 상승한 성동구의 오름세는 0.15%로 급감했다.

전셋값 오름세도 둔화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12% 올라 70주째 상승 행진 중이다. 지난주(0.17%)보다 오름폭은 줄었다. 수도권(0.17%→0.12%)과 전국(0.08%→0.06%) 전셋값도 ‘보폭 줄이기’에 들어갔다.

서울 집값이 안정세를 보일 경우 이르면 다음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 인하 기대는 집값에 선반영됐다”며 “앞으로는 대출 규제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