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대 항만 노조로 꼽히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가 해운사의 항만 자동화에 반발하며 다음달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 동부의 항만 관리 회사들은 공급망 혼란에 대비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뉴욕뉴저지항만공사는 ILA 전면 파업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개별 해운사는 컨테이너가 항만에 적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량을 줄이는가 하면 일부 운송 회사는 미국 서해안으로 운송 경로를 변경했다. 베스 루니 뉴욕뉴저지항만공사 사장은 “많은 해운사가 중서부에서 동해안으로 들어오는 수출 화물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며 “항구와 멀리 떨어진 내륙에서 오는 화물일수록 더 빨리 제한 조치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주 휴스턴 항구는 운영 시간을 연장하고 주말에도 개방하는 등 계획을 마련했다. 조지아항만청은 파업 이전에 물량을 배송받도록 권장했다. 선박 대신 항공 운송을 검토하는 회사도 있다고 CNBC는 전했다.

ILA는 미국 동부 일대 항만 근로자 8만5000명이 가입한 단체다. 이 단체가 작업을 중단하면 미국 동부 및 걸프 연안의 36개 항구가 다음달 1일부터 폐쇄될 수 있다. 이 항구들은 미국 전체 수입량의 절반가량을 처리하고 있어 공급 대란 우려가 커진다. ILA는 최근 만장일치로 파업 권한을 승인했고, 고용주 단체인 미국해운연합(USMX)은 노조가 이미 파업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BC는 보도했다.

해운업계에서는 ILA가 하루만 파업하더라도 그에 따른 영향이 해소되기까지 닷새가량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비영리 연구개발 단체 마이터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뉴욕뉴저지 항만에서 한 달간 파업이 발생할 경우 하루 최대 6억41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짐 맨시니 CH로빈슨 북미운송 부사장은 “유럽, 아시아 등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 관련 화물의 절반 이상이 동해안 항구에 의존한다”며 “이번 파업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오세아니아,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