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동남아서도 '이자 장사'만…해외실적 비중 10년 새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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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은행들…상반기 해외 순이익 40% 급감
'판박이' 사업으로 출혈경쟁
2014년 은행 해외실적 비중 10%
올해 상반기 비중은 4.8% 불과
국내 이자이익은 갈수록 불어나
'판박이' 사업으로 출혈경쟁
2014년 은행 해외실적 비중 10%
올해 상반기 비중은 4.8% 불과
국내 이자이익은 갈수록 불어나

○해외 이익 비중 ‘반토막’

해외 진출 성과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내수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이자이익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에 기반한 손쉬운 ‘이자 장사’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상반기 국내 은행의 전체 이익(33조2000억원)에서 이자이익(29조800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89.8%에 달했다. 88.6%이던 작년 상반기보다 이자이익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은행이 100원을 벌면 90원 가까이가 이자 부문에서 나오는 셈이다.
○외환위기 때보다 줄어든 점포
앞다퉈 진출한 동남아시아에선 국내 은행 간 출혈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이 동남아에 차린 점포(법인·지점·사무소)는 베트남 20개, 미얀마 14개, 캄보디아 9개 등 총 65개에 달한다. 미주(29개)와 유럽(27개)을 합한 것보다 많다. 금융 인프라가 뒤처진 동남아 소매시장을 겨냥한 4대 은행의 해외 전략이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기업금융 경쟁력 높여야”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들이 ‘내수 은행’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선 이자이익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 4178억달러(약 554조4000억원) 가운데 이자이익은 2535억달러(약 337조원)로 60.7%를 차지했다. 국내 4대 은행이 속한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작년 이자이익 비중(79.4%)보다 18.7%포인트 낮다.소매금융에 집중된 해외 진출 전략을 다각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해외 기업금융은 대출뿐만 아니라 외환 거래, 자금 관리, 컨설팅 등 부수적인 사업 기회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은행 기업금융 부행장은 “국내 은행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세계 1등을 다투는 수출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기업금융 서비스를 고도화할 기회가 있었지만 국내 시장에 안주하면서 기회를 놓쳤다”며 “지금부터라도 국내 기업들이 진출한 해외 국가를 중심으로 외환 거래와 자금 관리 등 기업금융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원/정의진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