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서버에 주로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처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1차 타깃은 구글 자회사 웨이모, 테슬라 등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는 업체들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AI 연산과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해 더 많은 HBM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I 서버 넘어 車 HBM 개발"…삼성·하이닉스, 시장확대 나서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미국 새너제이에서 연 ‘자동차 전장 포럼 2024’에서 자동차용 7세대 HBM인 HBM4E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제품 출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이르면 2027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HBM 개발에 나선 건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고용량·고대역폭(데이터 처리 성능) D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건부자율주행(레벨3) 기술을 구현하려면 100TOPS(1초에 1조 회 연산) 수준의 연산능력을 갖춰야 하고, 고도자율주행(레벨4)에선 2000TOPS, 완전자율주행(레벨5)에선 5000TOPS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처리하려면 현재 자동차에 주로 들어가는 저전력더블데이트레이트4(LPDDR4)나 LPDDR5보다 용량과 대역폭이 5배 이상인 HBM 장착이 필수라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차량용 HBM 납품을 시작했다. 구글 자회사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웨이모의 차량에 3세대 HBM(HBM2E)을 공급 중이다. 현재 차량용 HBM을 상용화한 회사는 SK하이닉스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차량용 4세대 HBM(HBM3) 양산도 준비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차량용 메모리 시장 1위 기업은 마이크론(44%)이다. 32%의 점유율로 2위인 삼성전자는 ‘2025년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