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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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생활 12년간 처음 받아 본 벌타예요."

장수연(30)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보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 첫 날 룰을 착각해 공을 집어들었다가 자진신고 뒤 1벌타를 받았다.

20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GC(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장수연은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잡아내 4언더파 68타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경기는 파주 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거듭 중단된 끝에 일몰로 상당수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지 못한 채 끝났다. 오후 6시 현재 장수연은 임희정, 이예원, 노승희와 나란히 공동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장수연은 이날 1번홀에서 두번째 샷을 앞두고 페어웨이어서 공을 주웠다. 앞서 열린 두번의 대회가 모두 프리퍼드 라이 룰이 적용됐는데, 이날도 당연히 같은 룰이 적용됐다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프리퍼드 라이는 폭설이나 해빙기, 장마와 무더위 같은 불리한 기상상태에서 비정상적인 코스상태가 코스에 넓게 퍼져 있는 경우에 도입되는 로컬룰이다. 일반구역에서 페어웨이처럼 잔디를 짧게 깎은 구역에 볼이 있는 경우, 페널티 없이 공을 집어서 닦은 후 다시 내려놓고 경기할 수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비가 내려 기상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프리퍼드 라이는 적용되지 않았다. 장수연이 페어웨이에서 공을 집은 순간 캐디는 "오늘은 프리퍼드 라이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장수연을 공을 다시 원래 자리에 두고 경기를 이어갔다. 두번째 샷으로 공은 핀에서 9m 옆에 떨어졌고 롱 퍼트를 잡아내 버디를 기록했다.

장수연은 경기를 마친 뒤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며 자신의 룰 위반을 자진신고했다. 이로 인해 1벌타를 받았고, 1번홀 스코어는 파로 기록됐다. 경기를 마친 뒤 장수연은 "1번 홀에서 룰을 착각했다"며 "지난 2주 동안의 대회에서 프리퍼드 라이 규정을 적용했기에 오늘도 그 룰이 적용된다고 착각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투어에 데뷔한 장수연은 통산 4승을 거둔 강자다. 2022년 4월 시즌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 오픈에서 마지막 우승을 거뒀다. 올해 20개 대회에서 톱 10을 3번 기록했다. 프로 통산 28억 9461만3219원의 상금을 획득한 장수연은 30억 원 돌파까지 1억 538만6781원을 남겨두고 있다. 그는 "10년 넘게 투어 생활을 하며 꾸준하게 해온 결과라 생각한다"며 "언제까지 투어에서 뛸 수 있을지 모르니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파주=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