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호우특보가 발효된 경남 김해에서 도로가 침수돼 한 남성이 차량 위로 대피해있다. 아래엔 흙탕물이 높게 차올라 차량 보닛이 거의 다 잠긴 상태다. 사진=뉴스1
지난 21일 호우특보가 발효된 경남 김해에서 도로가 침수돼 한 남성이 차량 위로 대피해있다. 아래엔 흙탕물이 높게 차올라 차량 보닛이 거의 다 잠긴 상태다. 사진=뉴스1
지난 20일부터 남부지역에 내린 역대급 폭우는 부산과 경남 곳곳에서 일 강수량 기록을 갈아 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적인 가을 폭우에 침수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한 남성이 침수된 차량 위에 고립됐다 구조된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화제가 됐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해 실시간 제네시스 아재'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장이 게시됐다. 사진에는 침수된 차량 위로 한 남성이 대피한 모습이 담겨있다. 도로는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물이 차오른 상태로 차량 대부분이 잠겨 있는 모습이다.

게시물을 올린 누리꾼은 "도로 앞은 지하차도, 옆은 산이라 물이 갑자기 불어나 피해를 입은 것 같다"고 했다.

해당 게시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2022년 서울 강남 침수 피해 당시 한 남성이 침수된 제네시스 차량 위에 체념한 듯 앉아 있던 모습과 비슷하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이 남성에겐 '서초동 현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누리꾼들은 해당 장면을 떠올리며 '김해 제네시스', '제2의 서초동 현자'라는 반응도 보였다.

또 "너무 위험해 보인다", "구조됐는지 궁금하다"는 반응도 쏟아졌다. 이후 사진 속 남성의 친구라고 밝힌 A씨는 "119 구조대원이 신속하게 구조해줬다"며 "친구의 차는 떠내려가 분실돼 추후에 찾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친구가 차와 같이 떠내려가다가 주차된 차 위로 올라탄 상황이었다"며 "멋대로 차 위로 올라가 죄송하다. 덕분에 친구가 살았다"고 전했다.
최근 이틀간 많은 비가 내린 경남 김해시 한림면 화포천습지생태공원과 농지 일대가 폭우 여파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이틀간 많은 비가 내린 경남 김해시 한림면 화포천습지생태공원과 농지 일대가 폭우 여파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기록적인 가을 폭우 원인은 '태풍급 열대저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중국 내륙에서 서해로 다시 진출한 뒤 제주 남쪽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제주와 남해안 사이를 지나며 집중적으로 비를 뿌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일 강수량은 경남 창원 397.7㎜, 부산 378.5㎜, 김해시 368.7㎜, 거제 348.2㎜ 등을 기록했다. 일 강수량은 0시부터 하루 동안 내린 강수량으로 강수가 없는 시간도 포함해 연속되는 24시간 총강수량을 의미한다.

경남 김해에서 기록된 368.7㎜는 김해 기상 관측 사상 하루 최대 강수량이다. 20~21일 누적 강수량은 431.1㎜로 기상청은 200년에 한 번 내릴 수 있는 정도의 강수량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