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 연구인력이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실험을 하고 있다.  휴온스 제공
휴온스 연구인력이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실험을 하고 있다. 휴온스 제공
휴온스그룹이 연내 휴온스동암연구소 입주를 통해 그룹의 연구개발(R&D) 역량을 모은다. 휴온스그룹은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일대 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기반산업용지에 지하 6층~지상 6층 규모로 휴온스동암연구소를 짓고 있다. 2021년 착공했으며 총 투자 규모는 총 712억여 원이다. 이달 말 휴온스동암연구소가 완공되면 오는 11월 입주를 시작한다. 판교에 위치한 본사와 별개로 휴온스 및 계열사의 연구 조직과 설비, 인력을 과천에 결집할 계획이다. 연구조직간 소통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R&D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펩타이드제 주사→먹는 약으로

휴온스그룹은 신약, 개량신약,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에 대해 자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외부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 도입,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형태의 연구개발도 전개하고 있다. 휴온스는 최근 비만 및 당뇨 치료제 개발에 대해 정부 지원을 받게 됐다. 지난 6일 개발 중인 경구용 펩타이드 의약품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24년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패키지형)’ 과제에 선정됐다.

휴온스는 경구용 신소재 기반 펩타이드 완제의약품 생산기술 개발 과제를 주관한다. 중앙대·국민대·성균관대는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한다. 생체이용률을 높이는 흡수촉진제, 제형화 기술 확보 및 생산공정 기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현존하는 펩타이드 의약품은 대부분 피하주사 제형이다. 하지만 주사제 투여 시 통증이 발생하며 감염 우려가 있는 등 단점이 존재한다. 휴온스는 주사제형을 대체해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경구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경구용 펩타이드를 개발하기 위한 핵심 기술은 흡수율을 높이는 것이다. 과제 선정에 앞서 휴온스 연구소는 선행 연구를 진행해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과제를 통해 허가에 필요한 약동학 평가 및 비임상 시험 등을 수행하겠다는 목표다.

휴온스그룹 계열사도 각자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휴메딕스는 주력 사업과 신사업 모두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매출 확대를 위한 신제품으로 폴리뉴클리오티드나트륨(PN) 복합 필러 제품을 임상 개발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임상을 마치고 품목허가 신청 절차를 진행해 2026년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목표다.

혈전증 예방 의약품도 국산화

휴메딕스는 신사업의 일환으로 원료의약품인 ‘헤파린나트륨’ 국산화도 추진 중이다. 헤파린나트륨은 혈전증 예방 및 치료, 수혈, 체외순환, 투석 시 혈액응고 방지 등에 사용되는 국가필수의약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등재됐으나 대부분 중국산 수입에 의존해왔다. 휴메딕스는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헤파린나트륨 등록(DMF) 후 현재 상업화 생산을 준비 중이다.

화장품 부자재 계열사인 휴엠앤씨는 발암물질 니트로사민을 억제한 니트릴부타티엔고무(NBR) 화장 소품 제조 레시피를 개발했다. 니트로사민은 NBR 등과 같은 고무제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 암연구소(IARC)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인 발암물질 2로 분류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도 태아, 유아,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더욱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휴엠앤씨는 지난 7월 해외 글로벌 화장품 기업을 중심으로 니트로사민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확인하고 약 2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니트로사민을 억제한 NBR 재질 화장용 소품 레시피 개발에 성공했다.

휴온스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중장기 미래 성장을 책임질 먹거리를 지속 발굴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휴온스동암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