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비만약 글로벌 도전…국산 블록버스터 신약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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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환점 맞는 K-제약 바이오
유한양행 항암제 美 시장 진출
대웅제약 보톡스 해외매출 확대
한미약품·HK이노엔·동아에스티
130조 규모 비만약 시장에 도전
휴온스 먹는 형태 비만·당뇨약 박차
AI 플랫폼·ADC개발 투자도 활발
JW중외·종근당, 가시적 성과 도출
유한양행 항암제 美 시장 진출
대웅제약 보톡스 해외매출 확대
한미약품·HK이노엔·동아에스티
130조 규모 비만약 시장에 도전
휴온스 먹는 형태 비만·당뇨약 박차
AI 플랫폼·ADC개발 투자도 활발
JW중외·종근당, 가시적 성과 도출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데 성공한 폐암 신약 ‘렉라자’는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유한양행에 매년 수천억원 수준의 매출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까지 총 37개의 국산 신약이 허가받았지만 대부분 글로벌 성적은 좋지 못했다. 최근 항암제 등 신약부터 보툴리눔 톡신 등 미용까지 해외에서 주목받는 국산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이전을 받은 존슨앤드존슨(J&J)의 항체 신약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제로 FDA 승인을 끌어냈다. 폐암은 매년 세계에서 180만 명이 사망하는 질환이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조합은 본격 판매에 들어가면 조단위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이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시작으로 혁신 신약 개발을 이어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트 렉라자를 위한 연구개발(R&D)도 지속하고 있다. 이중항체 면역항암제(YH32367)와 알레르기 치료제(YH35324)가 유력 후보다.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한 물질인 렉라자와 마찬가지로 각각 에이비엘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한 물질이다. 유한양행은 포스트 렉라자를 발굴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연구비에 2500억원 이상 투입한다.
미용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2014년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미국 매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2019년 5월 미국 출시 이후 미국 시장 점유율을 13%까지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한 지 5년이 된 올해 상반기 기준 나보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6% 증가한 1억2600만달러(약 1680억원)를 기록해 대웅제약의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나보타 수출 성적의 비결은 품질에 있다. 대웅제약은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불순물을 제거해 98% 이상의 고순도 복합체 톡신을 제조한다. 내성을 유발할 수 있는 불활성 톡신의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에 따르면 현지에서 나보타는 의료진과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나보타 시술 및 혜택을 제공하는 ‘에볼루즈 리워즈’ 프로그램 가입 고객 수는 이달 기준으로 90만 명을 넘었다. 회사 측은 특히 Z세대 고객 비율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속도가 빠른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부터 ‘호프(H.O.P)’ 프로젝트를 통해 비만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임상 3상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2027년께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한미약품은 다수의 비만약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올 6월 미국당뇨학회(ADA)에서 처음 공개한 ‘HM15275’는 근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임상 1상 단계로 내년 중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올해 11월 열리는 미국비만학회에서는 추가 파이프라인을 공개한다.
HK이노엔은 외부 물질 도입으로 단숨에 3상 비만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게 됐다. 5월 중국 바이오기업 사이윈드로부터 ‘에크노글루타이드’를 도입했다.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형으로 중국과 호주에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됐다. HK이노엔은 연내 국내 임상 3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주사제 외에 경구제와 복합제 등 다양한 제형 비만약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도 미국 자회사를 통해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다.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비만약 ‘DA-1726’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중 첫 임상 결과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약물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로 식욕 억제뿐 아니라 기초대사량이 늘어나도록 해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덜 찌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도 최근 정부 과제에 선정되며 비만 및 당뇨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6일 개발 중인 경구용 펩타이드 의약품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24년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패키지형)’ 과제에 선정됐다. 휴온스는 기존 펩타이드 제형 주사제를 먹는 형태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선진적으로 AI 플랫폼을 도입한 기업이다. 최근에는 본사와 자회사에 분리돼 있던 두 개의 플랫폼을 통합한 ‘제이웨이브’를 출시했다. AI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기존보다 AI 모델 적용 범위를 확장했다. JW중외제약은 그간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탈모치료제(JW0061)나 표적항암제(JW2286) 등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종근당은 ADC 항암제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네덜란드 시나픽스와 ADC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이를 기반으로 항암제 후보물질(CKD-703)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유한양행은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이전을 받은 존슨앤드존슨(J&J)의 항체 신약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제로 FDA 승인을 끌어냈다. 폐암은 매년 세계에서 180만 명이 사망하는 질환이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조합은 본격 판매에 들어가면 조단위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이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를 시작으로 혁신 신약 개발을 이어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트 렉라자를 위한 연구개발(R&D)도 지속하고 있다. 이중항체 면역항암제(YH32367)와 알레르기 치료제(YH35324)가 유력 후보다.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한 물질인 렉라자와 마찬가지로 각각 에이비엘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도입한 물질이다. 유한양행은 포스트 렉라자를 발굴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연구비에 2500억원 이상 투입한다.
미용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대웅제약은 2014년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의 미국 매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2019년 5월 미국 출시 이후 미국 시장 점유율을 13%까지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한 지 5년이 된 올해 상반기 기준 나보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6% 증가한 1억2600만달러(약 1680억원)를 기록해 대웅제약의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나보타 수출 성적의 비결은 품질에 있다. 대웅제약은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불순물을 제거해 98% 이상의 고순도 복합체 톡신을 제조한다. 내성을 유발할 수 있는 불활성 톡신의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에 따르면 현지에서 나보타는 의료진과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나보타 시술 및 혜택을 제공하는 ‘에볼루즈 리워즈’ 프로그램 가입 고객 수는 이달 기준으로 90만 명을 넘었다. 회사 측은 특히 Z세대 고객 비율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30조원’ 비만약에 도전장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8조원 수준인 비만약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13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와 일라이릴리 ‘젭바운드’가 지난해에만 50조원 가까운 판매액을 올렸다는 점은 비만약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여실히 보여준다.국내 제약사들도 비만약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속도가 빠른 한미약품은 지난해 9월부터 ‘호프(H.O.P)’ 프로젝트를 통해 비만약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임상 3상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2027년께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한미약품은 다수의 비만약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올 6월 미국당뇨학회(ADA)에서 처음 공개한 ‘HM15275’는 근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임상 1상 단계로 내년 중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올해 11월 열리는 미국비만학회에서는 추가 파이프라인을 공개한다.
HK이노엔은 외부 물질 도입으로 단숨에 3상 비만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게 됐다. 5월 중국 바이오기업 사이윈드로부터 ‘에크노글루타이드’를 도입했다.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형으로 중국과 호주에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됐다. HK이노엔은 연내 국내 임상 3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주사제 외에 경구제와 복합제 등 다양한 제형 비만약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도 미국 자회사를 통해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다.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비만약 ‘DA-1726’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중 첫 임상 결과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약물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로 식욕 억제뿐 아니라 기초대사량이 늘어나도록 해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덜 찌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도 최근 정부 과제에 선정되며 비만 및 당뇨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6일 개발 중인 경구용 펩타이드 의약품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24년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패키지형)’ 과제에 선정됐다. 휴온스는 기존 펩타이드 제형 주사제를 먹는 형태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DC 개발 다각화
과거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복제약)이나 개량신약에만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플랫폼을 도입하거나 최근 항암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달리티(치료접근법)인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에 뛰어드는 등 미래를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JW중외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선진적으로 AI 플랫폼을 도입한 기업이다. 최근에는 본사와 자회사에 분리돼 있던 두 개의 플랫폼을 통합한 ‘제이웨이브’를 출시했다. AI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 기존보다 AI 모델 적용 범위를 확장했다. JW중외제약은 그간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탈모치료제(JW0061)나 표적항암제(JW2286) 등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종근당은 ADC 항암제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네덜란드 시나픽스와 ADC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이를 기반으로 항암제 후보물질(CKD-703)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