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킥보드에 밀려…한풀 꺾인 '따릉이' 인기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 건수가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민간 퍼스널모빌리티(PM) 이용이 늘고 있어서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따릉이 이용 건수는 2141만318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2% 줄었다. 2021년 상반기 1366만 건, 2022년 상반기 1840만 건, 2023년 상반기 2165만 건 등 매년 급격히 늘다가 올해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공공자전거인 따릉이의 이용률이 줄어든 데는 민간 PM 확장이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카카오T바이크, 쏘카일레클, 지쿠 등 주요 민간 PM업체는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의 편의성을 앞세워 고속 성장했다. 한국PM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7만 대이던 국내 공유 PM은 지난해 29만 대로 네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따릉이는 1시간 이용권이 1000원으로 저렴한 비용이 장점이다. 민간 PM인 킥고잉은 1시간 이용 비용이 8200원, 쏘카일레클은 9500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PM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전기 동력을 사용하는 PM은 속도가 빠르고 체력 소모가 적으며 대여 및 주차가 쉽다. 따릉이는 대여소에서만 대여와 반납이 이뤄져 상대적으로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잦은 고장도 문제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고장 등 이유로 지난해 4500대의 따릉이가 폐기됐고 13만7238대가 정비를 받았다. 지난 4년 동안 따릉이 대수는 52.5% 늘었지만 운영 예산은 그대로라 관리인력 확충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따릉이 신규 이용자는 매년 줄고 있다. 일부 대여소는 하루평균 대여 건수가 1건에도 못 미치는 곳도 있다. 서울뿐 아니라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경기 수원시는 2020년부터 운영하던 공공자전거 ‘TAZO(타조)’ 운영을 지난해 12월 종료했다. 민간 공유자전거가 늘어나면서 타조 이용률이 급감해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경남 창원시의 공유자전거 ‘누비자’ 역시 2017년 이용 건수가 547만 건에 달했지만 2022년 423만 건으로 줄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따릉이의 성능을 강화하고 요금 체계를 세분화하는 등 공공자전거 이용을 장려할 방법이 필요하다”며 “수요가 있는 일부 지역에는 전기 따릉이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