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의 어선이 참치 조업을 하고 있다.
동원산업의 어선이 참치 조업을 하고 있다.
국내 최대 수산기업인 동원산업이 어획하는 참치(다랑어)는 연평균 8만t에 달한다. 이 중 90% 이상이 ‘지속가능 어업의 상징’이라 불리는 해양관리협의회(MSC) 인증을 받았다. 불법어획과 남획을 방지해 바다 식량자원을 보호하자는 취지의 이 인증은 취득 준비에만 수년이 걸릴 만큼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동원산업은 2019년 한국 최초로 MSC 인증을 획득했다.

22일 동원산업이 발간한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주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 중 하나로 MSC 인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참치를 조업하는 선망(그물)어업과 연승(낚시)어업에 대한 MSC 인증을 보유 중이다. 두 가지 어업 방식에 대해 MSC 인증을 받은 회사는 동원산업이 세계 최초다.

MSC는 지속가능 수산물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글로벌 비영리기구로 꼽힌다. 적법한 어획 방법을 준수하고, 적정한 자원량을 유지하고 있는지 등을 포함해 조업 전반에 걸친 30여 가지 요소를 평가해 인증을 부여한다. 인증을 받은 후에도 매년 감사가 이뤄지고, 5년에 한 번씩 재심사를 거쳐야 한다.

지속가능한 어업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MSC 인증을 받은 수산물의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동원산업이 일찍이 MSC 인증을 취득한 것도 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에 유통되는 수산물 중 MSC 인증을 받은 수산물 비중은 15% 정도다. 최근 월마트 코스트코 맥도날드 등 유명 기업들이 MSC 인증 제품의 취급·판매를 확대해 이 비중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동원산업은 지속가능경영을 논의하는 국제 해양 협의체 ‘시보스(SeaBOS)’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시보스에 참여한 한국 기업체는 동원산업뿐이다. 시보스는 세계 인구 증가세에 맞춰 단백질원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의 ‘프로틴 챌린지 2050’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동원산업은 양식 사업에도 진출했다. 2050년에는 단백질 수요가 지금보다 70%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데, 자연산 어획량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단백질원을 직접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동원산업은 강원 양양군과 친환경 스마트 육상 연어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1만7000㎡ 부지에 10년간 단계적으로 2000억원을 투자한다. 양식장에는 환경 효율성을 높여주는 해수순환기술 등 스마트 기술이 도입될 예정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육상 연어 양식 단지 조성 계획은 식량자원을 확보해 지속가능한 수산업을 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