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이 2028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현행 만 7세에서 6세로 1년 앞당기기로 했다고 한다. 동시에 미취학 아동인 만 6세를 대상으로 한 유치원 의무교육은 없애기로 했다. 학력 저하 문제가 대두되자 놀이 기반인 6세 아동 교육을 읽기와 수학 등 기초 학업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81개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수학 부문에서 스웨덴 순위는 2000년만 해도 11위였지만 2022년에 22위로 뚝 떨어졌다. 학업 성취도보다 자기 계발을 중시하고 인재 양성 이전에 올바른 사회인 배출에 방점이 찍힌 스웨덴 교육의 중대한 변화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교육 개편을 추진 중인 스웨덴 우파정부는 ‘학교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1960년대 이후 의무교육 시스템에 거의 손을 대지 않은 스웨덴이 시대 변화를 수용해 학제 개편에 나섰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해방 후 1947년 미군정이 유치원은 만 4~5세, 초등학교는 만 6~11세가 각각 다니는 ‘6-3-3-4제’를 수립한 뒤 우리나라 학제는 80년 가까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학교 재학 기간이 길고 한국 남성의 평균 취업 연령이 다른 선진국보다 5년가량 늦다는 등의 지적으로 역대 대부분 정부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앞당기려고 했지만 중도 포기했다.

윤석열 정부도 2022년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낮추려 했으나 졸속 추진이라는 역풍을 맞고 관련 정책을 백지화했다. 5세 아동이 초등학교 학습 내용을 소화할 수 있을지와 방과 후 돌봄 공백에 대한 대책 없이 추진해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여론 수렴만 제대로 거친다면 초등학교 입학 연령 조정은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당장 입학 시기를 앞당기는 게 어렵다면 초등학교를 6년제에서 5년제로 단축하는 방안도 고려해봄 직하다. 다만 이전처럼 공론화 과정 없이 추진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사전 정지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저출생, 고령화와 국제화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해 우리도 80년 묵은 학제를 개편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