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아직 바닥 아니다" 경고…'금융허브' 홍콩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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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 "채무불이행 상업용 부동산 대출
올해 32억달러…반년만에 6배 늘었다"
팬데믹 후 홍콩 오피스 임대료 35% 급락
UBS "임대료 더 하락, 공실률 더 증가할 것"
올해 32억달러…반년만에 6배 늘었다"
팬데믹 후 홍콩 오피스 임대료 35% 급락
UBS "임대료 더 하락, 공실률 더 증가할 것"
영국계 대형 은행 HSBC가 홍콩 상업용 부동산 대출자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6개월 전보다 6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홍콩은 HSBC의 최대 상업용 부동산 대출 시장으로 전체 대출의 45%를 차지해 영국(18%)보다 비중이 크다. FT는 "수년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시장 중 하나였던 금융 허브 홍콩의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은행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HSBC는 일부 대출자들이 채무 상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불 연기를 요청했지만 은행의 전반적인 운영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지 엘헤데리 HSBC 최고경영자(CEO)는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지난달 "많은 수의 대출이 신용 불량으로 분류됐지만 모든 대출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밍 라우 HSBC 아시아 최고 재무 책임자는 "홍콩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현재 공실률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대출이 대출자의 기타 자산 및 현금에 의존하도록 구조화돼있다"고 밝혔다.
FT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안보 단속이 국제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면서 사무실 및 소매 공간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며 "높은 금리까지 겹쳐 홍콩 대출자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팬데믹 기간 강력한 코로나 제로 조치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의 이탈이 발생한 것도 홍콩 집값 폭락의 원인으로 짚었다.
홍콩 부동산 위기와 이로 인한 채무불이행 문제는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비드 웡 피치 북아시아 은행 평가 책임자는 "은행들이 몇 년 동안 중국 본토 부동산 시장에서 압박을 받아왔지만 이제 그 초점이 홍콩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아직 바닥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마크 렁 UBS 부동산 분석가는 "홍콩 개발업체들이 가까운 시기에 부동산 투자를 더 많이 줄일 수 있다"며 "사무실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임대료가 계속 하락하고 공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상업용 부동산 대출 9%가 채무불이행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HSBC는 채무불이행 상태인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올해 상반기 32억달러(약 4조2700억원)로 전체 대출액의 9%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기한이 되어도 대출 상환을 못 했거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담보가치 대비 대출금액 비율이 기준을 웃돌게 된 대출이 늘었다는 뜻이다. 이는 6개월 전 5억7600만달러(약 7700억원)에 비해 6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홍콩은 HSBC의 최대 상업용 부동산 대출 시장으로 전체 대출의 45%를 차지해 영국(18%)보다 비중이 크다. FT는 "수년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시장 중 하나였던 금융 허브 홍콩의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은행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HSBC는 일부 대출자들이 채무 상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불 연기를 요청했지만 은행의 전반적인 운영 상태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지 엘헤데리 HSBC 최고경영자(CEO)는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지난달 "많은 수의 대출이 신용 불량으로 분류됐지만 모든 대출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밍 라우 HSBC 아시아 최고 재무 책임자는 "홍콩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현재 공실률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대출이 대출자의 기타 자산 및 현금에 의존하도록 구조화돼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가격, 아직 바닥 못 봤다"
미국 부동산서비스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0년 이후 홍콩의 고급오피스 임대료는 35% 이상 하락했다. UBS에 따르면 홍콩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11곳은 2020년 이후 부동산 투자를 약 230억달러(약 30조7000억원) 줄였다.FT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안보 단속이 국제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면서 사무실 및 소매 공간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며 "높은 금리까지 겹쳐 홍콩 대출자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팬데믹 기간 강력한 코로나 제로 조치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의 이탈이 발생한 것도 홍콩 집값 폭락의 원인으로 짚었다.
홍콩 부동산 위기와 이로 인한 채무불이행 문제는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비드 웡 피치 북아시아 은행 평가 책임자는 "은행들이 몇 년 동안 중국 본토 부동산 시장에서 압박을 받아왔지만 이제 그 초점이 홍콩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아직 바닥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마크 렁 UBS 부동산 분석가는 "홍콩 개발업체들이 가까운 시기에 부동산 투자를 더 많이 줄일 수 있다"며 "사무실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임대료가 계속 하락하고 공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