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오픈AI를 인수하지 않은, 혹은 못한 이유 [WSJ 서평]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슈프리머시(Supremacy)
파미 올슨 지음
성 마틴 출판
336쪽│30달러
파미 올슨 지음
성 마틴 출판
336쪽│30달러
미국 블룸버그의 기술 칼럼니스트 파미 올슨이 쓴 <슈프리머시(Supremacy·패권)>는 오픈AI의 공동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을 중심으로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AI)의 발전 과정을 다룬다. 이 책엔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공동창립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을 비롯해 올트먼의 동맹과 라이벌 등 다양한 인물이 조연으로 등장한다.
올트먼은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다 19살에 자퇴하고, 스타트업 초기 투자 기업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의 지원을 받아 소셜 네트워킹 회사를 창업했다. 회사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폴 그레이엄 와이 콤비네이터 대표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올트먼은 2014년 그레이엄의 뒤를 이어 와이 콤비네이터를 이끌었다.
AI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고 있던 올트먼은 머스크와 손을 잡았다. 2015년 말 올트먼은 머스크 등으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지원받아 비영리 단체를 설립, 구글과 같은 기업보다 더 책임감 있고 공개적으로 AI를 연구·개발하고자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조직의 방향성을 두고 2년만에 결별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가들은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해 막대한 연구 자금 지원을 필요로 하면서도, 동시에 기술에 대한 통제 권한을 유지하고자 하는 딜레마를 갖고 있다. 딥마인드의 하사비스는 회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구글과 계약을 맺었지만, 구글이 사실상 약속을 저버렸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올트먼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 사티아 나델라와 다른 형태의 합의를 도출했다. 두 사람은 정보 기술(IT) 업계 거물들이 교류하는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처음 만났다. 올트먼이 회사를 얼마나 크게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지에 관한 계획을 듣고 나델라는 깜짝 놀랐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를 인수하는 대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를 투자받아 생성형 AI 달리(DALL-E), 챗GPT 등을 개발했다. 올트먼이 요구한 독립성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사회 자리조차 얻지 못했지만, 그 대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AI 기술을 얻게 됐다.
오픈AI가 선구적인 AI 기술을 가진 구글을 앞설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저자는 몇가지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시한다. 구글은 앞서 2017년 생성형 AI의 뿌리로 여겨지는 '트랜스포머' 모델을 개발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조직 내 관료주의와 막대한 검색 및 광고 사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었단 지적이다.
오픈AI가 앞서나갈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핵심 엔지니어 알렉 래드포드 덕분이기도 하다. 래드포드는 기존 트랜스포머에서 대량의 텍스트를 학습한 뒤 몇 가지 예제를 통해 새로운 작업을 학습할 수 있는 생성형 트랜스포머를 발전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래드포드의 가능성을 본 오픈AI 경영진은 사업 방향을 빠르게 전환해 GPT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정리=신연수 기자
이 글은 WSJ에 실린 데이비드 A. 프라이스의 서평(2024년 9월 12일) 'A Competition For Tech’s Future'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
올트먼은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다 19살에 자퇴하고, 스타트업 초기 투자 기업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의 지원을 받아 소셜 네트워킹 회사를 창업했다. 회사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폴 그레이엄 와이 콤비네이터 대표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올트먼은 2014년 그레이엄의 뒤를 이어 와이 콤비네이터를 이끌었다.
AI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고 있던 올트먼은 머스크와 손을 잡았다. 2015년 말 올트먼은 머스크 등으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지원받아 비영리 단체를 설립, 구글과 같은 기업보다 더 책임감 있고 공개적으로 AI를 연구·개발하고자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조직의 방향성을 두고 2년만에 결별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가들은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해 막대한 연구 자금 지원을 필요로 하면서도, 동시에 기술에 대한 통제 권한을 유지하고자 하는 딜레마를 갖고 있다. 딥마인드의 하사비스는 회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구글과 계약을 맺었지만, 구글이 사실상 약속을 저버렸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올트먼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 사티아 나델라와 다른 형태의 합의를 도출했다. 두 사람은 정보 기술(IT) 업계 거물들이 교류하는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처음 만났다. 올트먼이 회사를 얼마나 크게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지에 관한 계획을 듣고 나델라는 깜짝 놀랐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를 인수하는 대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를 투자받아 생성형 AI 달리(DALL-E), 챗GPT 등을 개발했다. 올트먼이 요구한 독립성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사회 자리조차 얻지 못했지만, 그 대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AI 기술을 얻게 됐다.
오픈AI가 선구적인 AI 기술을 가진 구글을 앞설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저자는 몇가지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시한다. 구글은 앞서 2017년 생성형 AI의 뿌리로 여겨지는 '트랜스포머' 모델을 개발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조직 내 관료주의와 막대한 검색 및 광고 사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었단 지적이다.
오픈AI가 앞서나갈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핵심 엔지니어 알렉 래드포드 덕분이기도 하다. 래드포드는 기존 트랜스포머에서 대량의 텍스트를 학습한 뒤 몇 가지 예제를 통해 새로운 작업을 학습할 수 있는 생성형 트랜스포머를 발전시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래드포드의 가능성을 본 오픈AI 경영진은 사업 방향을 빠르게 전환해 GPT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정리=신연수 기자
이 글은 WSJ에 실린 데이비드 A. 프라이스의 서평(2024년 9월 12일) 'A Competition For Tech’s Future'을 번역·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