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한주간 4.76% 급등…2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
지난주 국제 유가는 미국 금리 인하에 따른 원유 수요 회복 기대와 중동 확전 우려로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03달러(0.04%) 하락한 배럴당 71.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 대비 0.39달러(0.52%) 내린 배럴당 74.49달러에 마감했다.

WTI 가격은 지난 주 4.76% 급등했다. 지난 2월3~9일 주간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2주간 상승률은 6.28%에 달했다.
WTI 한주간 4.76% 급등…2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률
지난 18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발표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조반니 스타우노보 UBS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금리인하는 위험 심리를 뒷받침하며 이번 주 원유 가격을 지지했다"면서도 "금리인하가 경제 활동과 원유 수요 증가를 촉진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팀 스나이더 마타도어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Fed의 금리인하와 허리케인 '프랜신'의 여파가 현재 시장을 지탱하는 유일한 두 가지 요인"이라며 "향후 기준금리가 추가로 0.5~0.75%포인트 더 내려갈 것이라는 생각은 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고 말했다. Fed는 올해 말까지 0.5%포인트, 내년 1%포인트, 2026년 0.5%포인트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계획하고 있다.
헤즈볼라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이브라힘 아킬 지휘관의 장례식이 치뤄지고 있다. (사진=AFP)
헤즈볼라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이브라힘 아킬 지휘관의 장례식이 치뤄지고 있다. (사진=AFP)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도 공급 차질 위험을 높이며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20일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해 헤즈볼라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이브라힘 아킬 지휘관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헤즈볼라는 로켓 140발을 발사하고 추가 보복을 예고했다.

미국에서도 자연재해로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전날 미국 안전환경집행국(BSEE)은 허리케인 프란신의 여파로 멕시코만 원유 생산의 약 6%, 천연가스 생산의 10%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1년 만에 최저치로 감소한 것도 유가에 대한 추가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레베카 바빈 CIBC프라이빗웰스 수석 에너지트레이더는 "중국의 수요 전망과 내년 공급 균형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Fed가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한 배경에 고용 둔화가 있었던 만큼 미국 노동시장이 더 악화하면 원유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