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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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당국이 주가조작(시세조종)을 비롯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 225건을 조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특히 당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을 활용한 '리딩방'의 주요 증거가 인멸되지 않도록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검찰·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24일 2024년 제2차 '불공정거래 조사·심리기관 협의회'(조심협)를 열고 불공정거래 관련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이윤수 금융위 증선위상임위원과 고영하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 이승우 금감원 공시·조사 부원장보, 박종식 한국거래소 시감위 본부장보가 참석했다.

조심협은 '혐의포착 및 심리(거래소)→조사(금융위·금감원)→수사(검찰)' 등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불공정거래 대응체계를 갖추기 위해 기관별 대응현황 및 이슈를 공유하고, 협력과제를 발굴·추진하는 협의체다.

먼저 조심협은 'SNS 활용 리딩방 사건' 처리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텔레그램 등 SNS를 활용해 매수·매도 추천 가격 등을 주기적으로 알리는 리딩방을 개설하고 선행매매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하는 사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요 증거(텔레그램방)가 인멸되지 않도록 수사기관에 즉각 고발·통보해 수사가 빨리 진행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또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도·사건에 대해 증선위 '집중심리제'를 활성화하기로 결정했다. 집중심리제를 통해 주요 사건을 신속히 처리해 증선위 심의의 신뢰성과 완결성이 높아질 것으로 조심협은 기대했다.
상장사 직원의 불공정거래 사례./사진=금융위원회
상장사 직원의 불공정거래 사례./사진=금융위원회
아울러 조심협은 주요 조치사례를 공개했다. 자본시장 참가자들의 경각심을 고취하고,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조심협에 따르면 상장 엔터테인먼트 A사의 내부직원은 직무상 회사가 B계열사와 사업 협력을 추진한다는 미공개 중요정보를 파악했다. 이 직원은 시장에 정보가 공개되기 전 B사 차액결제거래(CFD)를 이용했고, 부당이득 2억5000만원을 취득했다.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그를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심협은 무자본 인수·합병 후 시세조종 및 허위공시를 통한 주가조작 사례도 공개했다. 혐의자들은 코스닥 상장사 C사를 무자본 인수·합병((M&A)한 뒤 담보가액을 유지하고, 보유 주식을 고가에 매도하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다. 증선위는 혐의자를 시세조종 및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혐의자가 추가담보 납부를 회피하며 얻은 금융비용 절감액도 부당이득에 포함했다.

위 두 사건 외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달 말 기준 225건의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거래소도 시장감시 과정에서 포착된 불공정거래 징후에 대해 4월부터 월평균 약 17건의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시장경보 건수는 262건, 예방조치(서면·유선경고 등) 건수는 646건으로 전월 대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체계 개선방안'의 후속조치로 K-OTC시장의 투자자를 보호하고 불공정거래를 사전 예방하기 위하여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등 3단계의 시장경보제도를 도입했다.

금융위 등 유관기관은 향후에도 조심협 산하 실무협의체를 통해 불공정거래 이슈를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다. 실무협의체는 지난해 10월 이후 2주마다 회의를 열고 있다. 또 조심협에서 주요 불공정거래 현안 및 조사·심리 관련 제도 개선 사항을 논의함으로써 자본시장 공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