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전자 본사 모습/사진=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bjk07@hankyung.com.
서울 삼성전자 본사 모습/사진=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bjk07@hankyung.com.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하향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이달에만 주요 임원 10명이 26억원어치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주가 부양과 함께 책임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일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과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각각 자사주 3000주, 5000주를 주당 6만4600원, 6만4500원에 매입했다. 매입 규모는 총 5억1630만원에 달한다.

같은 날 최주호 베트남복합단지장 부사장과 김대주 VD사업부 부사장도 각각 자사주 1500주와 5만주, 금액으로는 9645만원, 3억225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박순철 부사장도 주당 6만5100원에 2000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이종우 시스템LSI IP개발팀 상무가 4771만1300원어치의 자사주(749주)를 매입했다. 13일에는 손태용 VD사업부 부사장과 정용준 파운드리품질팀장(부사장)이 각각 1500주, 1000주를 매입했다. 금액으로는 각각 9750만원, 6500만원가량이다.

앞서 지난 12일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자사주 6000주를 주당 6만6850원에 매입했다. 금액으로는 4억110만원이다. 박 사장은 지난 6월 초에도 자사주 5500주를 사들인 바 있다. 아울러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지난 5일 자사주 1만주, 금액으로는 7억3900억원어치를 매입했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도 지난 9일 자사주 3억4750만원어치(매입가 기준 5000주)를 사들였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주가 부양과 함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이고 향후 기업가치에 대한 회사의 자신감으로 읽히기 때문에 호재로 읽힌다.

지난 7월 삼성전자 주가는 8만8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의 눈은 '10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로 향했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 경기 둔화, 반도체 업황 우려에 주가는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날도 장중 6만62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이달 22일 기준 12곳의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전체 증권사가 삼성전자에 제시한 목표가 평균치는 10만1958원으로 1개월 전(11만783원)에 비해 7.97% 낮아졌다. 가장 낮은 목표가를 제시한 곳은 BNK투자증권으로 목표가는 8만1000원이다.

BNK투자증권은 일회성 비용 등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82조4000억원, 13조3000억원에서 81조3000억원, 10조3000억원으로 각각 1%, 23% 낮췄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