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미국서 개미들 홀린 '제로데이옵션'...내용은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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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미국서 개미들 홀린 '제로데이옵션'...내용은 '홀짝?'
국내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옵션 만기는 크게 주마다 만기가 돌아오는 '위클리옵션'과 매월 만기가 돌아오는 일반 옵션이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옵션 상품은 만기가 하루도 되지 않는 '제로데이 옵션'이다. 제로데이 옵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미국에서는 전체 옵션 거래 중 절반을 제로데이 옵션이 차지할 정도다.

23일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따르면 지난해 S&P500을 비롯해 SPX 지수 옵션 거래량 가운데 43%는 제로데이 옵션이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적인 월별 만기 옵션(만기일 7~30일)이나 위클리 옵션(2~7일)이 차지하는 거래량은 각각 12%, 15%에 불과했다.
[마켓PRO]미국서 개미들 홀린 '제로데이옵션'...내용은 '홀짝?'
제로데이 옵션은 만기 당일에만 거래하는 옵션이다. 기초 자산의 가격이 조금만 움직여도 큰 폭의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만기가 극도로 짧은 상품인 만큼 옵션 프리미엄 가격은 낮다. 낮은 진입 가격으로 높은 프리미엄 차익을 노릴 수 있는 셈이다.

제로데이 옵션이 주로 거래되는 CBOE는 '롤오버' 부담도 없다. 통상적으로 옵션은 만기가 오면 포지션을 정리하고 차근월물로 넘어가는 롤오버가 필수다. 만약 포지션을 정리하지 않는다면 실물 인수를 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CBOE에서 거래되는 제로데이 옵션은 만기가 오더라도 현금결제 방식으로 정산되기 때문에 기초 자산의 실물 인수 부담이 없다. 옵션 매수자는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손실은 옵션 프리미엄으로 제한되는 만큼 손실 부담도 적은 편이다.

현재 제로데이 옵션은 지수와 ETF 기초 상품만 거래가 가능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개별주식에서도 제로데이 옵션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찰스 슈왑과 시타델 등 미국의 유명 증권사는 최근 1년 사이 개별 주식에 대해 제로 데이 옵션을 도입하는 문제의 장단점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주식 제로데이 옵션 도입은 내년 말쯤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기가 극도로 짧은 만큼 월가에서는 제로데이 옵션이 사실상 '도박'과 같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 옵션전문 투자자문업체 옵션메트릭스의 개럿 드 시몬스 책임연구원은 "제로데이 옵션은 완전히 파산할 수도 있지만, 가끔 로또 크기의 배당금이 지급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