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수주社 '윈윈' 이끈 동반성장 네트워크론
충북 음성군에 있는 전력 케이블 제조사 이엘일렉트릭(사진)은 지난 6월 협력업체인 구리선 제조사 산우와 약 15억원의 제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8㎜ 굵기 구리선을 납품하기로 한 산우는 공장 가동에 필요한 생산자금과 운영비로 쓰기 위해 약 12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용하는 ‘동반성장 네트워크론’을 통해서다.

동반성장 네트워크론은 중진공과 발주기업이 협약을 맺어 수주기업이 발주금액의 80%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품 전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는 금융 프로그램이다. 연간 한도는 기업당 최대 15억원으로, 대출 이후 매출채권을 중진공에 양도한 후 발주기업이 상환하는 구조다.

전북 군산에 있는 전선용 구리선 제조사 산우는 수주 물량 확대로 생산자금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공석범 산우 대표는 “현금 유동성 부족으로 구리 등 원재료 매입대금을 적기에 결제하기 어려웠는데 네트워크론 정책자금 지원을 통해 은행보다 저금리로 생산자금을 적기에 지원받아 자금 운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엘일렉트릭은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충전소 운영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해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업계 최초로 화재 예방형 충전기 시험 성적서도 획득했다. 박정근 이엘일렉트릭 대표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협력업체와의 안정적인 거래관계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네트워크론을 활용해 수주기업과 신뢰 관계는 물론 지속 가능한 거래의 기반을 다지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반성장 네트워크론은 올해 신규사업으로 출범해 1000억원 규모로 집행되고 있다. 내년에는 예산을 확대해 더 많은 기업이 네트워크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