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국내 1위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수익 의존도를 지난 3년간 10%대에서 1%대까지 낮춰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한 수수료 수익 의존도가 높아 ‘코인뱅크’라는 조롱을 받아온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익 다각화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코인뱅크' 조롱받던 케이뱅크, 업비트 의존도 1%대로 줄였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가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로부터 받은 펌뱅킹(기업 인터넷뱅킹) 수수료 수익은 8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전체 영업수익(5696억원) 중에서 두나무 펌뱅킹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5%다.

케이뱅크가 업비트 고객이 돈을 입출금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기 시작한 것은 2020년 6월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연간 영업수익(2878억원) 중에서 두나무 펌뱅킹 수수료(295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3%에 달했다. 이 비중은 암호화폐 침체기인 2022년 2.5%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엔 1.1%까지 추가 하락했다. 올해는 다시 비중이 올랐지만, 여전히 1%대에 머물고 있다.

케이뱅크가 업비트 의존도를 줄인 것은 다음달로 예정된 IPO에도 긍정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시장 의존도가 높으면 수익의 안정적 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제도 변화 등으로 업비트 예치금의 급격한 유출이 발생하면 케이뱅크의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케이뱅크의 전체 수신 잔액 중 업비트 예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까지만 해도 52.9%에 달했는데, 올해는 상반기 기준 16.9%까지 하락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고객의 예치금 입출금이 발생하더라도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