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가 음료 아이스크림 등 식품 제조업에 뛰어든다. 주력인 백화점사업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자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한화갤러리아의 사업구조 재편과 미래 전략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이젠 직접 식음료 만든다
한화갤러리아는 23일 음료 제조사 퓨어플러스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2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퓨어플러스는 롯데칠성음료 종근당건강 일동후디스 등의 음료 제품을 주문자상표위탁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 사업도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10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거뒀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에서 프리미엄 음료 수요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데, 수출에 강점이 있는 퓨어플러스의 성장성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퓨어플러스 대표로는 한화갤러리아 영업기획팀장을 지낸 김철환 씨가 선임됐다.

한화갤러리아의 실적은 주력인 백화점사업 부진으로 최근 악화하고 있다. 올 2분기에만 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분기 매출도 1263억원으로 전년 동기(1270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신규 사업을 잇달아 추진하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김 부사장 주도로 작년 6월 미국에서 들여온 프리미엄 버거 파이브가이즈가 대표적이다. 파이브가이즈의 성과에 힘입어 한화갤러리아의 햄버거 등 식음료(F&B) 사업 매출은 올 상반기에만 200억원을 넘어섰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까지 상승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아이스크림 제조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아이스크림 공장 설립안이 이사회를 통과했다. 경기 포천에 내년 말까지 공장을 세우는 게 목표다. 음료에 이어 아이스크림 제조까지 시작하면 롯데칠성음료 빙그레 같은 전문 식음료·빙과 제조사와도 경쟁하게 된다.

김 부사장은 중장기적으로 한화갤러리아를 맡아 경영할 준비도 하고 있다. 최근 이 회사 주식을 공개매수, 지분율을 기존 2.3%에서 16.8%로 높였다. 또 미래비전총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벤처캐피털 코너스톤파트너스의 우창표 전 대표를 영입하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지속 발굴하겠다는 의도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