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식 칼럼] 욱일기 공세 펴면서 北 핵시설엔 침묵하는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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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무기 지침 개정, 군축 종료
러, 핵 협박·中 핵탄두 대폭 증강
北, HEU 통해 2030년 160기로
핵무기 사용 문턱 점점 낮아져
여야, 친일몰이·계엄령 공방뿐
엄중한 안보상황 남의 나라 얘기
홍영식 한국경제매거진 전문위원
러, 핵 협박·中 핵탄두 대폭 증강
北, HEU 통해 2030년 160기로
핵무기 사용 문턱 점점 낮아져
여야, 친일몰이·계엄령 공방뿐
엄중한 안보상황 남의 나라 얘기
홍영식 한국경제매거진 전문위원
![[홍영식 칼럼] 욱일기 공세 펴면서 北 핵시설엔 침묵하는 野](https://img.hankyung.com/photo/202409/07.35703783.1.jpg)
미국은 러시아와의 2010년 뉴스타트(New START) 협상에서 전략핵탄두 수를 대폭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그런 미국이 방향 전환한 배경은 러시아는 물론 중국과 북한의 핵 증강이 심상치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전술핵을 사용할 뻔했다고 했다. 중국은 2022년 ‘강대한 전략적 억지력 체계 구축’을 선언했다. 미국은 중국이 500기 수준인 핵탄두를 2035년 1500기로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부품을 밀수해 만들던 HEU 원심분리기를 자체 제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김정은의 말 그대로 핵탄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2030년 핵무기를 160기까지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게다가 북한은 핵강국 러시아와 군사동맹 복원 조약을 체결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지명자가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 진전을 ‘최대의 도전’이라고 규정한 것도 괜한 게 아니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 등 쿼드(Quad) 정상들이 폭증하는 북핵과 북·러 밀착에 대한 우려를 주요하게 다룬 것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한반도를 둘러싸고 핵무기 사용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한국 단독 대응으로는 어림도 없다. 자체 핵무장이든, 전술핵 재배치든, 핵우산 강화든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무엇이 우리 안보를 지키는 데 가장 유효하고 가능한 수단인지 검토해야 함은 물론이다. 당장 북·중·러에 맞서 미국의 핵우산을 더 두터이 하고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일본은 정찰위성, 공중조기경보기, 해상초계기 등 북한 핵과 미사일, 잠수함 탐지 능력이 우리보다 월등하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 국방부 장관 청문회에서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미국 대선 등 한반도 안보 변수에 대한 진지한 토론은 찾기 어려웠다. 역시 계엄, 친일 공방으로 시간을 다 보냈다. 야당은 북한의 HEU 시설 공개에도 침묵했다. 안보 위기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다. 위기를 과장하고 일본에 굴종하자는 게 아니다. 핵무기로 둘러싸인 냉엄한 현실을 바로 보자는 것이다. 적어도 위중한 안보 정세가 싸구려 민족주의에 가려져선 안 된다. 분명한 것은 지금 우리의 주적은 일본이 아니라 북한이란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