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이 현 수준에서 동결됐다. 증시에선 동결에 따른 실망 매물이 쏟아져 한국전력 주식이 하루 동안 8% 이상 급락했다. 업계는 정부가 한전의 재무 부실을 우려해 연말께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한전은 2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나머지 요금도 별도로 올리지 않아 4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됐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최근 3개월의 단기 에너지 가격 흐름을 적기에 반영하기 위한 연료비조정요금의 산출 기준이 된다. 한전은 최근 3개월간의 연료비 가격 동향을 반영했을 때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h당 -5원으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정부는 한전의 누적 부채를 감안했을 때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 수준인 5원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최대 ±5원까지 조정할 수 있어 현 수준이 가장 높은 수치다.

정부 안팎에선 연내 연료비조정요금 외 다른 요금 항목 조정을 통해 전기요금이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2021~2023년 원가 밑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43조원대의 누적 적자를 냈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추가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날 한전 주가는 전기료 동결 영향으로 8.43% 내린 2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