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 보잉 항공기 공장 앞에서 파업 중인 노동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AP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에버렛 보잉 항공기 공장 앞에서 파업 중인 노동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AP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2주째 파업 중인 노동조합원들에게 23일(현지시간) 임금 30% 인상안을 최후통첩했다.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이날 보잉은 향후 4년 간 임금 30%를 인상하고 계약 보너스 6000달러를 지급하는 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폐지 예정이었던 성과 보너스는 복원하고 401(k)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한 회사 기여분을 늘릴 계획이다. 또 계약 기간 중 출시하는 새 항공기는 노조원들이 근무하는 워싱턴주에서 제작하기로 했다.

40%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노조는 앞서 사 측의 임금 25% 인상, 계약 보너스 3000달러 제안을 거부했다. 회사는 오는 27일을 답변 기한으로 정했다.

보잉 기계공 노조원 3만3000여명은 지난 12일 찬성률 96%로 파업에 돌입했다. 2008년 이후 첫 파업이다. 737맥스, 777와이드바디 등 보잉의 베스트셀러 민항기들의 생산이 중단됐다.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은 파업 첫 주에 보잉이 5억71000만달러(약 1조61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추정했다. 이후 보잉은 비노조 사무직 직원 무급휴직 등 비용절감 조치를 시행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미 긴축된 회사 재정이 악화하고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파업은 켈리 오트버그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위기 관리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올해 수차례 항공기 결함 사고로 경영 위기 상황에 빠진 보잉의 이사회는 지난 7월 데이비드 캘훈 전임 CEO를 내치고 협력사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전 락웰콜린스) 대표를 지낸 오트버그 CEO를 앉혔다.

파업이 지속될 경우 대표적인 미국 노동시장 지표인 월별 비농업고용지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연구원들은 이번 파업이 10월까지 이어질 경우 11월에 발표되는 수치에서 비농업고용지수 비농업고용자 5만명이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비공 노조원 3만3000여명과 순환휴직하는 비노조 사무원 약 2만명을 더한 수치다. 2008년 보잉 노조 파업은 58일 간 이어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