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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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D램 가격 상승폭이 축소된 탓에 업황의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고대역폭메모리(HBM)반도체가 기존 D램 생산능력을 잠식하는 만큼, 업황의 피크아웃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나증권은 분석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선 뒤 전일(23일)까지 15.75% 하락했다. SK하이닉스도 6.74% 빠졌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피크아웃 우려 때문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싸이클엣거는 D램 가격의 직전분기 대비 상승폭이 축소되는 시점이 주가 고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며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가격 상승폭은 14%로 직전분기의 21%에서 축소됐고, 삼성전자의 3분기 가격 상승폭은 11%로 직전분기의 19%에서 쪼그라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나증권은 이번 메모리반도체 사이클은 과거와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HBM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탄탄하고, 이로 인해 HBM이 범용 D램 생산능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주요 D램 업체들이 HBM 중심으로 생산설비를 증설했고, 내년에도 신규 투입되는 생산능력은 HBM 중심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말 감산을 결정하고 D램 생산량을 줄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연말께 생산능력이 감산 전 수준을 회복하겠지만, HBM 생산을 위한 부분을 제외하면 회복 비율이 80%에 그친다는 게 하나증권의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HBM으로 인한 D램의 혼합가격 상승여력과 생산능력 잠식은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기존 사이클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포인트”라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악재와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했고, (지금은) 연내 주가 반등을 대비한 투자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