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가수 김호중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을 보도하면서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습을 흉내내 장애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앵커가 사과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관계자 의견진술을 들은 뒤 채널A '강력한 4팀'에 대해 행정지도를 의결했다.

지난달 10일 해당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이용환 앵커는 김호중의 재판 출석 소식을 전하면서 "김호중 씨가 뭔가 법정에 입장할 때 '절뚝절뚝' 이런 모습이었다. 재판을 마치고 나갈 때도 마찬가지로 '절뚝절뚝' 뭐 이런 모습이었다는 거다"라며 다리를 저는 흉내를 냈다.

해당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게시판에는 4000건이 넘는 비판 글이 쏟아졌고, 방심위에도 1519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의견진술에 출석한 이 앵커는 "당시 김호중 씨의 첫 재판이었고 여러 가지로 초미의 관심사였기 때문에 그것을 시청자들께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법정 내부는 촬영 허가가 안 되는데, 방송 시간이 임박해 김 씨의 모습이 전달돼 그걸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로만 설명했어도 충분했을 것을 좀 더 잘 알려드리겠다는 욕심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런 혼란과 불편을 드렸다. 당사자와 그 방송을 보면서 불편함을 느꼈을 시청자들께 지금도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천상철 보도본부 부본부장도 "두 차례 사과방송 이후 프로그램이 폐지됐다"며 "새 교양 프로그램이 신설돼 곧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경필 위원과 김정수 위원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행정지도 중 '권고' 의견을 냈다.

류희림 위원장도 "보름 만에 프로그램을 폐지했고 당사자 징계까지 했으며 당사자가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유사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등 예방 차원으로 심의한 것"이라면서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해 전원 일치로 '권고' 의결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