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원 절반이 휴직·휴가… "미혼 막내는 죄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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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행복한일 노무법인의 '직장내 괴롭힘 AtoZ'
행복한일 노무법인의 '직장내 괴롭힘 AtoZ'
A가 운영하는 회사는 구직자 사이에서 '일-가정 양립'에 최적화된 곳이라고 소문이 났습니다. 특히, 직원들이 출산휴가, 배우자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과 같은 제도를 법적 기준보다 최대 두 배를 보장하고, 임신·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시차출퇴근제도 등의 유연근무제도를 활성화하여 직원들이 일과 가정을 모두 챙길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7년 이상 장기근속하는 기혼 직원에게는 가족들이 휴양할 수 있도록 3개월의 휴가와 휴가비를 지원하는 파격적인 복리후생 제도도 있어 많은 직원이 애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회사를 운영하는 A를 대상으로 어느 날 갑자기 “사용자가 복지정책으로 직원들을 괴롭힌다”는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제기됐습니다. 복리후생이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A의 회사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A의 회사 내 급여부서는 최소 정원이 10명으로 편재되어 있으나, 10명 중 6명은 출산휴가, 육아휴직, 장기근속휴가 등 회사에서 마련한 제도를 활용 중이라 실제 근무하는 직원은 대체인력 1명을 포함하여 5명에 불과했습니다.
급여부서는 정원에 맞추어 각 담당자를 지정하고 업무를 배정하였으나, 직원들이 휴가나 휴직에 들어가면 남은 직원들이 그 직원이 하던 업무를 분담하는 형태로 업무가 조정되었습니다. 다만, 급여부서 내 정보는 회사 내 기밀정보로 취급되어 계약직으로 채용한 대체인력에게 모든 정보에 접근하게 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급여부서는 육아휴직 대체근로자와 서무직원을 제외한 B팀장, C차장, D대리 3명이 다른 직원들이 담당하던 업무를 분담하여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실무자 중 미혼이었던 D대리에게 대부분 넘겨졌습니다.
D대리는 다른 직원들처럼 회사의 복리후생에 매력을 느끼고 입사한 직원이었으나, 같은 월급을 받으면서 해당 제도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업무를 오히려 떠맡게 되면서 불만이 쌓이게 되었고 회사에서는 적절한 인력을 충원해 주지도 않고 복지제도를 계속하여 확장하는 것에 화가 나 고용노동부에 A를 신고한 것입니다.
A는 익명으로 제기된 신고에 충격을 받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를 실시하였고, 복리후생제도에 대해 '마케팅용 워라밸(Work-Life Balace)', '주객이 전도된 업무와 복리후생', '복리후생제도를 사용하지 않는 직원에게 모든 업무를 떠넘기는 시한폭탄식 복지제도' 등의 직원들의 목소리를 알게 됐습니다.
회사에서 각종 복지정책은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등 법에서 규정된 사용자의 의무에서 비롯된 것과 별개로 사용자의 경영철학을 담아 운영하는 제도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을 통한 경조사 휴가나 병가와 같은 특별휴가제도, 휴직제도 등이 있고, 최근에는 사회구성원들의 관심이 높은 '일-가정 양립'을 충족하기 위해 A와 같이 여러 정책을 펼치며 유능한 인재를 회사와 함께하는 유인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복리후생제도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직원들에게 편의가 제공되므로 사용자는 모든 직원을 위하여 도입한 것이라 할 수 있으나, 휴가나 휴직과 같이 장기적으로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직원에 대하여 업무분장에 대한 지침을 명확히 마련하지 않는다면 당장 그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직원은 업무적 부담만 늘어나는 제도로 생각할 수 있고, 제도를 활용하고자 하는 직원은 다른 직원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상황에 제도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례에서 A는 직원들이 복리후생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구축하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휴가나 휴직자의 업무에 대한 지침이 불분명하여 D대리가 겪었던 문제처럼 휴가나 휴직자의 업무를 담당할 실무자에 대한 고려는 적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A가 지금의 복리후생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휴가나 휴직자에 대한 복리후생을 넘어 이들이 담당하던 업무에 대하여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법으로는 정원에 맞게 업무분장을 조정하는 등 장기휴가 또는 휴직자를 위한 업무분담지침을 정하고, 해당 직무에 일정기간 대체인력을 채용하거나 기존의 직원이 담당하는 경우 업무분담수당을 지급하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무원의 경우 병가, 출산휴가, 유산휴가, 사산휴가, 육아휴직, 공무상 질병휴직 중인 공무원의 업무를 대행하는 공무원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월 20만원의 업무대행수당을 분담하는 직원으로 나누어 지급하는 내용을 규정화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떤 회사는 고용보험법에 따른 출산휴가,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기간에 대한 대체인력 활용 지원금이나 육아기 단축업무 분담지원금 제도(2024년 7월 시행)로 사용자의 부담을 덜면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거나 그에 대해 보상하는 방법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회사는 장기휴가나 휴직과 같은 복리후생제도를 설계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특히 업무적인 공백의 영향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용선 행복한일연구소/노무법인 공인노무사
이런 회사를 운영하는 A를 대상으로 어느 날 갑자기 “사용자가 복지정책으로 직원들을 괴롭힌다”는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제기됐습니다. 복리후생이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A의 회사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A의 회사 내 급여부서는 최소 정원이 10명으로 편재되어 있으나, 10명 중 6명은 출산휴가, 육아휴직, 장기근속휴가 등 회사에서 마련한 제도를 활용 중이라 실제 근무하는 직원은 대체인력 1명을 포함하여 5명에 불과했습니다.
급여부서는 정원에 맞추어 각 담당자를 지정하고 업무를 배정하였으나, 직원들이 휴가나 휴직에 들어가면 남은 직원들이 그 직원이 하던 업무를 분담하는 형태로 업무가 조정되었습니다. 다만, 급여부서 내 정보는 회사 내 기밀정보로 취급되어 계약직으로 채용한 대체인력에게 모든 정보에 접근하게 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급여부서는 육아휴직 대체근로자와 서무직원을 제외한 B팀장, C차장, D대리 3명이 다른 직원들이 담당하던 업무를 분담하여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실무자 중 미혼이었던 D대리에게 대부분 넘겨졌습니다.
D대리는 다른 직원들처럼 회사의 복리후생에 매력을 느끼고 입사한 직원이었으나, 같은 월급을 받으면서 해당 제도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업무를 오히려 떠맡게 되면서 불만이 쌓이게 되었고 회사에서는 적절한 인력을 충원해 주지도 않고 복지제도를 계속하여 확장하는 것에 화가 나 고용노동부에 A를 신고한 것입니다.
A는 익명으로 제기된 신고에 충격을 받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를 실시하였고, 복리후생제도에 대해 '마케팅용 워라밸(Work-Life Balace)', '주객이 전도된 업무와 복리후생', '복리후생제도를 사용하지 않는 직원에게 모든 업무를 떠넘기는 시한폭탄식 복지제도' 등의 직원들의 목소리를 알게 됐습니다.
회사에서 각종 복지정책은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등 법에서 규정된 사용자의 의무에서 비롯된 것과 별개로 사용자의 경영철학을 담아 운영하는 제도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을 통한 경조사 휴가나 병가와 같은 특별휴가제도, 휴직제도 등이 있고, 최근에는 사회구성원들의 관심이 높은 '일-가정 양립'을 충족하기 위해 A와 같이 여러 정책을 펼치며 유능한 인재를 회사와 함께하는 유인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복리후생제도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직원들에게 편의가 제공되므로 사용자는 모든 직원을 위하여 도입한 것이라 할 수 있으나, 휴가나 휴직과 같이 장기적으로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직원에 대하여 업무분장에 대한 지침을 명확히 마련하지 않는다면 당장 그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직원은 업무적 부담만 늘어나는 제도로 생각할 수 있고, 제도를 활용하고자 하는 직원은 다른 직원들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상황에 제도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례에서 A는 직원들이 복리후생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구축하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휴가나 휴직자의 업무에 대한 지침이 불분명하여 D대리가 겪었던 문제처럼 휴가나 휴직자의 업무를 담당할 실무자에 대한 고려는 적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A가 지금의 복리후생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휴가나 휴직자에 대한 복리후생을 넘어 이들이 담당하던 업무에 대하여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법으로는 정원에 맞게 업무분장을 조정하는 등 장기휴가 또는 휴직자를 위한 업무분담지침을 정하고, 해당 직무에 일정기간 대체인력을 채용하거나 기존의 직원이 담당하는 경우 업무분담수당을 지급하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무원의 경우 병가, 출산휴가, 유산휴가, 사산휴가, 육아휴직, 공무상 질병휴직 중인 공무원의 업무를 대행하는 공무원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월 20만원의 업무대행수당을 분담하는 직원으로 나누어 지급하는 내용을 규정화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떤 회사는 고용보험법에 따른 출산휴가,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기간에 대한 대체인력 활용 지원금이나 육아기 단축업무 분담지원금 제도(2024년 7월 시행)로 사용자의 부담을 덜면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거나 그에 대해 보상하는 방법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회사는 장기휴가나 휴직과 같은 복리후생제도를 설계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특히 업무적인 공백의 영향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용선 행복한일연구소/노무법인 공인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