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용도 숏이었나"…민주당 '인버스 망언'에 개미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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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스에 투자해라"
野 금투세 토론회 발언 파장
野 금투세 토론회 발언 파장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연 '금융투자소득세 정책 토론회'가 양 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났다. 유예 측이 상법 개정과 증시 부양이 우선이라고 주장한 반면 시행 측은 법 개정 여부를 따지지 말고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토론회 중 시행 측이 "증시가 빠질 것 같으면 인버스에 투자하면 된다"고 발언하면서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24일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란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금투세 유예 측에서는 이소영·이연희·김현정 의원이, 금투세 시행 측에서는 김성환·이강일·김영환 의원이 토론자로 나왔다.
유예 측에서는 국내 증시가 미국·일본·유럽에 비해 부진한 상황에서 금투세를 도입하게 되면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로 이탈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간 금융소득 5000만원 이상 투자자의 경우 금투세가 도입되면 소득 규모에 따라 22~27.5%의 세율이 적용된다. 그동안 비과세였던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도 모두 금투세에 포함돼 실질적인 세금 부담이 커진다. 이른바 '큰 손'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이 심해져 보다 수익률이 높은 해외 증시로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올해 들어 미국 S&P500 지수는 20.57% 상승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전날까지 2.54% 하락하는데 그쳤다.
미국 증시 직접 투자로 발을 돌리는 투자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1월 말 기준 약 646억달러였지만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872억달러로 8개월 사이 34.98% 증가했다.
김현정 의원은 "금투세 도입은 주식으로 중산층 진입 꿈꾸는 개인투자자에게 조세저항 심리적 저항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거래세도 없고 수익률도 더 높은 선진 시장으로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했다.
유예 측은 금투세 도입 자체는 찬성하지만 도입에 앞서 국내 증시 부양책, 투자자 보호책 등을 마련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제거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로만 한정한 상법 조항을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 통과가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이소영 의원은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등을 비롯한 국제 기관들이 한국 증시에서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권리가 불공평하다고 지적하는 만큼 상법 개정이 절실하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성이 돌아와야 금투세도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시행 측은 금투세 도입이 현재 각 투자상품마다 서로 다른 조세 제도를 직관적이고 간단하게 개편하는 만큼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나치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기존의 복잡한 제도가 사라지고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주장이다.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는 손익 통산을 허용해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하는 원칙을 갖는 세제 개편이고 현행 세제는 반면 복잡하고 후진적인, 누더기 과세"라며 "금투세는 이것을 단일화해 자본시장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했다.
김성환 의원은 "금투세가 도입되면 조세 형평성 개선되고 시장이 예상 가능하게 바뀌게 되므로 오히려 대형주에서 중소형주 중심으로 자본 흐름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며 "오히려 금투세가 도입되어서 이미 금투세가 시행 중인 미국, 일본 등으로 빠져나갈 것이란 얘기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토론회 중 김영환 의원이 한 발언이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시기에 금투세를 도입하는 게 맞느냐"는 질의에 대해 "주식 시장 우하향이 예상된다면 인버스 투자나 선물 풋 옵션을 매수하면 수익을 볼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한 주식 투자자는 "국내 주식이 떨어질 것 같으면 인버스를 타라는 게 국회의원이 할 소리냐"라고 했다. 또다른 투자자는 "인버스를 투자하라는 얘기를 듣고 순간 내 귀가 잘못됐는지 의심했다"고 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완용도 숏이었나", "절망적이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도 해당 발언에 관해 융단폭격을 쏟아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금투세 토론 중 관련 발언을 인용하면서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인버스에 투자하자는 것인가요."라고 썼다. 한 대표의 게시물에는 "동강 난 주식 끌어안고 화병 난 개미들 가슴에 기름을 붓는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상규 국민의힘 성북을 당협위원장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이 망하길 바라는 이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며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패망을 바라는 당인가. 당장 국민들께 사죄하고 금투세 폐지하라"고 했다.
이날 정책 토론회 시작 전에는 정의정 한국주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의 입장이 거부되면서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측이 한투연 관계자들의 토론회 방청을 막아서자 이들은 "이런 식으로 입을 틀어막는다"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배태웅·홍민성 기자 btu104@hankyung.com
24일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란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금투세 유예 측에서는 이소영·이연희·김현정 의원이, 금투세 시행 측에서는 김성환·이강일·김영환 의원이 토론자로 나왔다.
유예 측에서는 국내 증시가 미국·일본·유럽에 비해 부진한 상황에서 금투세를 도입하게 되면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로 이탈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간 금융소득 5000만원 이상 투자자의 경우 금투세가 도입되면 소득 규모에 따라 22~27.5%의 세율이 적용된다. 그동안 비과세였던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도 모두 금투세에 포함돼 실질적인 세금 부담이 커진다. 이른바 '큰 손'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이 심해져 보다 수익률이 높은 해외 증시로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올해 들어 미국 S&P500 지수는 20.57% 상승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전날까지 2.54% 하락하는데 그쳤다.
미국 증시 직접 투자로 발을 돌리는 투자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1월 말 기준 약 646억달러였지만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872억달러로 8개월 사이 34.98% 증가했다.
김현정 의원은 "금투세 도입은 주식으로 중산층 진입 꿈꾸는 개인투자자에게 조세저항 심리적 저항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거래세도 없고 수익률도 더 높은 선진 시장으로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했다.
유예 측은 금투세 도입 자체는 찬성하지만 도입에 앞서 국내 증시 부양책, 투자자 보호책 등을 마련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제거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재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로만 한정한 상법 조항을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 통과가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이소영 의원은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등을 비롯한 국제 기관들이 한국 증시에서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권리가 불공평하다고 지적하는 만큼 상법 개정이 절실하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성이 돌아와야 금투세도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시행 측은 금투세 도입이 현재 각 투자상품마다 서로 다른 조세 제도를 직관적이고 간단하게 개편하는 만큼 증시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나치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기존의 복잡한 제도가 사라지고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주장이다.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는 손익 통산을 허용해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하는 원칙을 갖는 세제 개편이고 현행 세제는 반면 복잡하고 후진적인, 누더기 과세"라며 "금투세는 이것을 단일화해 자본시장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했다.
김성환 의원은 "금투세가 도입되면 조세 형평성 개선되고 시장이 예상 가능하게 바뀌게 되므로 오히려 대형주에서 중소형주 중심으로 자본 흐름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며 "오히려 금투세가 도입되어서 이미 금투세가 시행 중인 미국, 일본 등으로 빠져나갈 것이란 얘기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토론회 중 김영환 의원이 한 발언이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시기에 금투세를 도입하는 게 맞느냐"는 질의에 대해 "주식 시장 우하향이 예상된다면 인버스 투자나 선물 풋 옵션을 매수하면 수익을 볼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한 주식 투자자는 "국내 주식이 떨어질 것 같으면 인버스를 타라는 게 국회의원이 할 소리냐"라고 했다. 또다른 투자자는 "인버스를 투자하라는 얘기를 듣고 순간 내 귀가 잘못됐는지 의심했다"고 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완용도 숏이었나", "절망적이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도 해당 발언에 관해 융단폭격을 쏟아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금투세 토론 중 관련 발언을 인용하면서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인버스에 투자하자는 것인가요."라고 썼다. 한 대표의 게시물에는 "동강 난 주식 끌어안고 화병 난 개미들 가슴에 기름을 붓는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상규 국민의힘 성북을 당협위원장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이 망하길 바라는 이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며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패망을 바라는 당인가. 당장 국민들께 사죄하고 금투세 폐지하라"고 했다.
이날 정책 토론회 시작 전에는 정의정 한국주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의 입장이 거부되면서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측이 한투연 관계자들의 토론회 방청을 막아서자 이들은 "이런 식으로 입을 틀어막는다"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배태웅·홍민성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