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장외 공방…26일 공개매수 변곡점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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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24일 경영권 분쟁 후 첫 간담회
'최윤범 최측근' 이제중 부회장 "약탈적 M&A"
MBK, 19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간담회
'최윤범 최측근' 이제중 부회장 "약탈적 M&A"
MBK, 19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간담회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군 간 장외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24일 경영권 분쟁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에 대해 "MBK파트너스라는 투기자본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약탈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중국에 (고려아연을) 매각하는 일은 없다"며 중국 매각설을 일축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이날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차지할 경우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며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은 이번 적대적 M&A를 결사코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1984년 대학 졸업 후 고려아연에 입사해 온산제련소장 겸 기술연구소장, 대표이사 사장에 이어 부회장까지 오른 인물로 최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고려아연은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으로 고(故) 장병희·최기호 사업주가 세운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전자·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아연·연·동·은 등의 기초 원자재 만들어 제공하는 핵심 공급망 역할을 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1973년 설립 이후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경영하고 있다.
이들의 갈등은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을 전후로 양가의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풍이 고려아연에 현금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경영·투자 방침에 반대하며 갈등이 커진 것. 영풍은 지난 13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올라서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꾸자는 게 영풍과의 거래 배경"이라며 "1대 주주인 영풍과의 합의 하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이번 공개매수는 적대적 M&A가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에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핵심 자산이 매각되고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특히 고려아연 경영권의 해외 자본 재매각 가능성 등을 부각하며 공개매수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 측에서 제기한 핵심 기술 유출과 중국 매각설에 대해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며 선을 그었다.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을 통해 "일각에서는 우리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사업들이 모두 중단될 것 같이 호도하고 있다"며 "이익에만 집중해 제품 품질을 저하할 것처럼 매도하고, 협력 업체들과의 관계도 중단될 것으로 넘겨짚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대적 M&A는 잘못된 주장이다. 최대주주에 의한 적대적 M&A라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개념"이라고 짚었다.
두 진영이 연일 공방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우군 확보를 위한 고려아연의 대항 공개매수에 집중되고 있다. 최윤범 회장은 지난 16일 출장길에 오른 이후 일본 도쿄에서 재무 담당 임원 등과 글로벌 투자회사 일본 소프트뱅크 측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 회장은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 스미토모 등과 만나 협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연휴 직후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한화를 비롯해 현대차 LG화학 등 대기업 지분(18.4%)을 최씨 일가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다.
MBK파트너스 측은 공개매수가를 현 주가보다 높게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려아연 주가(전일 종가 기준 72만3000원)가 연일 치솟으며 공개매수가(66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 측이 영풍 측에 대응할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 오는 26일까지 공개매수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은 MBK파트너스 측이 기존 공개매수 기한을 연장하지 않고 공개매수가를 인상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한편 고려아연 주식의 거래량 대부분이 개인투자자들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분쟁의 향방에 따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개매수 개시 이후 4거래일(지난 13~23일) 동안 고려아연 거래량은 총 355만5058주로 집계됐다. 이중 개인의 거래량이 206만4565주로 전체의 58.1%를 차지했다. 기관(67만2122주·18.9%), 외국인(75만9561주·21.4%)보다 많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반주주 가운데 최소 6.98%가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공개매수가) 무산된다"며 "공개매수 기간까지의 주가 흐름, 공개매수가 상향 여부와 최윤범 회장의 대응 전략 등에 따라 고려아연의 주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이날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차지할 경우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며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은 이번 적대적 M&A를 결사코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1984년 대학 졸업 후 고려아연에 입사해 온산제련소장 겸 기술연구소장, 대표이사 사장에 이어 부회장까지 오른 인물로 최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고려아연은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으로 고(故) 장병희·최기호 사업주가 세운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전자·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아연·연·동·은 등의 기초 원자재 만들어 제공하는 핵심 공급망 역할을 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1973년 설립 이후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경영하고 있다.
이들의 갈등은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을 전후로 양가의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풍이 고려아연에 현금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경영·투자 방침에 반대하며 갈등이 커진 것. 영풍은 지난 13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 올라서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꾸자는 게 영풍과의 거래 배경"이라며 "1대 주주인 영풍과의 합의 하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이번 공개매수는 적대적 M&A가 아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에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핵심 자산이 매각되고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특히 고려아연 경영권의 해외 자본 재매각 가능성 등을 부각하며 공개매수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 측에서 제기한 핵심 기술 유출과 중국 매각설에 대해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며 선을 그었다.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을 통해 "일각에서는 우리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 사업들이 모두 중단될 것 같이 호도하고 있다"며 "이익에만 집중해 제품 품질을 저하할 것처럼 매도하고, 협력 업체들과의 관계도 중단될 것으로 넘겨짚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대적 M&A는 잘못된 주장이다. 최대주주에 의한 적대적 M&A라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개념"이라고 짚었다.
두 진영이 연일 공방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우군 확보를 위한 고려아연의 대항 공개매수에 집중되고 있다. 최윤범 회장은 지난 16일 출장길에 오른 이후 일본 도쿄에서 재무 담당 임원 등과 글로벌 투자회사 일본 소프트뱅크 측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 회장은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 스미토모 등과 만나 협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연휴 직후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한화를 비롯해 현대차 LG화학 등 대기업 지분(18.4%)을 최씨 일가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다.
MBK파트너스 측은 공개매수가를 현 주가보다 높게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려아연 주가(전일 종가 기준 72만3000원)가 연일 치솟으며 공개매수가(66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 측이 영풍 측에 대응할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 오는 26일까지 공개매수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6일은 MBK파트너스 측이 기존 공개매수 기한을 연장하지 않고 공개매수가를 인상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한편 고려아연 주식의 거래량 대부분이 개인투자자들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분쟁의 향방에 따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개매수 개시 이후 4거래일(지난 13~23일) 동안 고려아연 거래량은 총 355만5058주로 집계됐다. 이중 개인의 거래량이 206만4565주로 전체의 58.1%를 차지했다. 기관(67만2122주·18.9%), 외국인(75만9561주·21.4%)보다 많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반주주 가운데 최소 6.98%가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공개매수가) 무산된다"며 "공개매수 기간까지의 주가 흐름, 공개매수가 상향 여부와 최윤범 회장의 대응 전략 등에 따라 고려아연의 주가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