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본사. 사진=한경DB
샤오미 본사. 사진=한경DB
"삼성 긴장해"…애플 제친 샤오미, 3년 만에 최고가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샤오미의 주가가 3년 만에 최고가로 치솟았다. 스마트폰 부문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기차 부문의 성장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 샤오미의 주가는 24일 오후 3시30분께 3.41% 상승한 21.25홍콩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샤오미의 주가가 21홍콩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1년 11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 6개월 사이 40% 급등했다.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샤오미그룹의 주식예탁증서(ADR)도 전날 4.63% 뛰며 13.23달러로 마감했다. 이 역시 약 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중국 경기 침체 와중에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공개하면서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샤오미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889억위안(약 1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조정 순이익은 20% 늘어난 62억위안(약 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신차 개발비 부담에도 매출액과 순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각각 2%, 22% 웃돌았다.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과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부문을 포함해 대부분 영역에서 모두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스마트폰 매출은 465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AIoT는 268억위안으로 20% 증가했다. 실적 발표 당일 샤오미의 창업자인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 "샤오미 역사상 가장 뛰어난 분기 실적"이라며 극찬했다.

이번 실적엔 처음으로 전기차 매출액이 공개됐다. 전기차 등이 포함된 혁신 사업의 2분기 매출은 64억위안(약 1조21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2%를 차지했다. 전기차 매출총이익률은 15%로 자동차 제조사 샤오펑(14%)과 니오(8%)보다도 높았다. 전기차는 샤오미가 설립이래 처음으로 뛰어드는 분야이자 레이 회장이 각별히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지난 3월 샤오미는 자체 제작한 첫 전기차 'SU7'를 내놓았다. 레이 회장이 첫 고객에게 직접 인도를 할 만큼 애정을 쏟고 있다. SU7 모델 공개 첫날 9만대에 가까운 예약 대수를 기록했다. 2분기 SU7의 판매 대수는 2만7300여대로 올해 12만대 판매는 무리 없이 달성할 것이란 게 회사 측 전망이다.

기존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인도와 남미 등 지역에서 중저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8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판매량 기준 2위(12.5%)에 올랐다. 1위는 삼성전자(17.5%), 애플은 3위(12%)로 순위가 하락했다. 샤오미가 애플 추월한 것은 2021년 8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샤오미도 화웨이에 이어 트리폴드(3단 접이식) 스마트폰을 내놓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최근 중국 국가지식재산국에 따르면 샤오미는 3단 접이식 휴대폰에 대한 디자인 특허를 취득했다.

해외 증권가는 샤오미의 전기차 시장 잠재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적 발표 이후 모건스탠리는 "샤오미의 전기차와 AI 사물인터넷 사업 성과가 기대 이상"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25.5홍콩달러에서 26홍콩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