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75년간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동업을 이어왔던 고려아연과 영풍 간의 경영권 분쟁이 점점 격화하고 있습니다.

3조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쟁인데, 오늘(24일)은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풍 측과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보도에 강미선 기자입니다.

<기자>

[이제중/고려아연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 (영풍과 MBK는) 우리의 기술, 우리의 미래, 우리나라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오직 돈, 돈, 돈, 돈뿐입니다. 모든 임직원은 이번 적대적 M&A(인수합병)를 결사코 막아낼 겁니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을 비롯한 회사 핵심 기술진들이 영풍의 경영 방침을 지적하며, 사모펀드와 손잡는 영풍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이제중 부회장은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입사 동기이자 40년간 고려아연의 성장을 이끌어온 인물입니다.

이 부회장은 불화의 중심엔 장형진 영풍 고문에 있다며 4~5년 전 영풍 석포제련소 폐기물 처리를 고려아연이 거절한 것이 갈등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제중/고려아연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 영풍 장형진 고문은 그동안 영풍 석포제련소의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유해 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겨 고려아연을 영풍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고도 해왔습니다. 그 증거도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확실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증거를 진작 밝히고 싶었지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동업자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자며 현재 막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고려아연 최대 주주인 영풍은 이달 들어 MBK파트너스와 협력해 다음 달 4일까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상황.

동시에 MBK 측은 이날 "고려아연 기술 유출과 중국 매각은 억측"이라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목적일 뿐"이라는 입장문을 내면서 맞불을 놨습니다.

고려아연은 현대차·한화·LG화학 등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을 가정해 약 34%, 영풍과 MBK는 약 33.1%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국민연금과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뺀 23%의 지분이 앞으로 고려아연 경영권 향방을 결정할 전망입니다. 이 과정에서 투입된 자금 규모는 무려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풍과 MBK의 공개매수 힘 싸움에 고려아연 측은 '백기사'로 한국투자증권부터 소프트뱅크까지 국내외 세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강미선입니다.

영상취재:김재원, 영상편집:노수경, CG:배예지


강미선기자 msk524@wowtv.co.kr
고려아연, 기술진 총출동..."영풍·MBK는 오직 돈, 돈, 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