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2주째 파업 중인 노동조합원에게 23일(현지시간) 4년간 임금을 30% 인상하는 협상안을 최후통첩했다. 파업이 이른 시일 내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보잉 주가는 반등했다.

보잉 "임금 30% 인상"…파업 종료 기대에 주가 반등
이날 뉴욕 증시에서 보잉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6% 오른 15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37.92% 하락했지만 반등 기회를 잡았다.

올해 각종 기체 결함에 따른 안전 사고에 휘말린 보잉은 노조원이 16년 만에 첫 파업에 나서면서 설상가상 경영난에 직면했다. 전체 직원 약 20만 명 중 15%가량에 해당하는 기계공 3만3000여 명이 지난 12일부터 2주째 생산 현장을 비우고 있다. 737맥스, 777와이드바디 등 보잉의 베스트셀러 민항기 생산이 중단됐다.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은 파업 첫 주에 보잉이 5억71000만달러(약 1조6100억원) 손실을 봤다고 추정했다. 보잉은 비노조 사무직원 무급휴직 등 비용 절감 조치를 시행했지만 외신은 “이미 긴축된 회사 재정이 악화하고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잉은 4년간 임금 30%를 올리고 계약 보너스 6000달러를 지급하는 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임금 40%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노조는 앞서 사측이 제시한 ‘연봉 25% 인상, 계약 보너스 3000달러’ 안을 거절했다. 회사는 오는 27일을 답변 기한으로 정했다.

이번 파업은 켈리 오트버그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위기 관리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보잉 이사회는 쇄신을 위해 7월 데이비드 캘훈 전임 CEO 자리에 보잉 협력사 콜린스에어로스페이스(옛 록웰콜린스) 대표를 지낸 오트버그 CEO를 앉혔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대표적 미국 노동시장 지표인 월별 비농업고용지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이번 파업이 10월까지 이어진다면 11월 발표되는 수치에서 비농업고용지수 비농업 고용자 5만 명이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정비공 노조원 3만3000여 명과 순환휴직하는 비노조 사무원 약 2만 명을 더한 수치다. 2008년 보잉 노조 파업은 58일간 이어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