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블랙 먼데이’를 불러온 요인 중 하나인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가 3조4000만달러(약 506조6000억엔)에 이르는 것으로 한국은행이 추산했다. 이 중 6.5%에 해당하는 2000억달러 정도가 수익률 하락에 따라 청산될 수 있다고 한은은 내다봤다.

2000억달러…엔캐리 추가청산가능 금액
24일 한은은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변화와 청산 가능 규모 추정’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한은은 35억달러 규모의 비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과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 2737억달러, 일본인의 해외증권 투자 규모 3조999억달러 등을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로 봤다.

한은은 이 중 투기적 성격이 강한 35억달러의 순매도 포지션은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과정에서 모두 정리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는 순매수 포지션으로 전환됐다.

엔화 대출 중에선 866억달러가 청산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속도는 점진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이런 대출은 4~5개 분기에 걸쳐 점진적으로 청산됐다.

일본인의 해외증권 투자에서는 2181억달러 규모가 청산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속도는 가장 느리게 조정될 전망이다. 이는 연기금, 보험사 등 장기 투자 성향의 기관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 자금은 미·일 금리차가 여전히 상당해 엔캐리 유인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위기를 직접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변동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