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전공의 이탈하자, 동네병원 진료수입 늘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이탈 이후 재정난을 겪던 전국 수련병원들의 진료비 수입이 대규모 정부 지원에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병원 대신 동네 병원인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늘면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입은 늘었다.

24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전공의 수련병원 211곳이 공단에서 받은 건강보험 요양급여비는 15조5585억원으로 1년 전(15조6842억원)보다 0.8% 감소했다. 건보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급여비는 병원 등 요양기관이 제공한 의료 서비스의 대가다. 진찰비, 검사비, 처치·수술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수련병원들이 받은 급여비는 전공의 집단사직이 시작된 2월과 3월에 전년 대비 10%가량 감소했지만, 4월 이후에는 6월(-6.2%)을 제외하면 매달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7월과 8월엔 급여비가 각각 13.6%, 3.1% 늘었다.

수련병원 중 ‘빅5’ 병원 등 서울 지역 병원 47곳의 급여비도 7월부터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전공의 비중이 40%에 달해 전공의 이탈에 따른 타격이 컸다.

병원 재정 상태가 호전된 것은 정부가 7월부터 60여 개 주요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월 4000억원 규모 ‘선지급’ 지원을 시작한 영향이 크다. 여기에 중증, 응급 등 필수의료 항목의 수가가 단계적으로 인상되면서 환자 감소에도 병원의 수입이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만5886개에 달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2~8월 급여비는 올해 11조27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7643억원)에 비해 4.8% 증가했다. 대형 병원으로 쏠리던 경증 환자들이 발길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