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부양책에 광물 가격 급등 [원자재 포커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5%를 달성하기 위한 대규모 부양 조치를 발표한 후 국제 광물 가격이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구리 가격은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아연, 알루미늄, 철광석 등도 줄줄이 올랐다.

24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2.59% 오른 t(톤)당 9796달러에 거래됐다. 7월 16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아연과 알루미늄은 각각 4.32%, 2.47% 올랐다.
7월 중순 이후 최고가 기록한 구리 선물 (자료=런던금속거래소(LME))
7월 중순 이후 최고가 기록한 구리 선물 (자료=런던금속거래소(LME))
웨이잉 중국산업선물 분석가는 "오늘의 (중국) 정책은 시장의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경기 부양책의 영향으로 원자재시장의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중국 정부는 금리 인하, 유동성 확보 방안, 부동산 부양 정책 등을 동시에 내놨다. 시중 은행의 의무 현금 보유 비중인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하고, 2주택 구매시 최소 계약금 비율을 10%포인트 가량 낮춘다는 내용이 골자다. 대표적 정책 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도 0.2%포인트 인하했다.
하루만에 5.9% 오른 철광석 가격 (자료=싱가포르거래소)
하루만에 5.9% 오른 철광석 가격 (자료=싱가포르거래소)
이에 중국 부동산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철광석도 상승했다. 싱가포르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철광석 선물 가격은 장중 전일 대비 5.9% 오른 톤당 94.74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률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철광석은 올해 들어 약 30% 떨어졌다. 부진한 중국 제조업 지표,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했고, 호주와 브라질의 저비용 광산에서 공급이 늘어나며 시장이 과잉 공급 상태에 접어든 영향이다.

다만 중국의 경제 부양책이 장기적으로 가격을 밀어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폴크마르 바우어 코메르츠방크 분석가는 "발표된 조치만으로는 주택 위기가 종식되긴 힘들다"고 분석했다. 웨이잉 분석가는 "국내 경제문제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통화 완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추가 재정 정책을 지켜봐야한다고 조언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