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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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네브래스카주 대통령 선거인단 제도를 자신에게 유리한 '승자독식' 체제로 변경하려던 시도가 무산됐다.

24일(현지시간) 공화당 소속인 짐 필렌 네브래스카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선거인단 제도 변경을 위한 주 상·하원 단일의 "특별 입법 세션을 소집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없이 선거제를 변경할 수 있는 의원 수(49명 중 33명)을 확보하지 못하면서다. 필렌 주지사는 "불행히도 우리는 33명의 주 상원의원을 설득하지 못했다"며 "대선 전까지 이 문제에 관한 특별 회기를 소집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네브래스카주와 메인주는 미국의 다른 48개 주와는 달리 주에 할당된 대통령 선거인단을 대선에서 승리한 후보의 당이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체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네브래스카에서는 1992년부터 5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2명은 주에서 승리한 후보의 당에 배분하고, 다른 3명은 연방 하원 기준 지역구별 투표 결과에 따라 배분한다.

네브래스카주는 공화당이 우위를 점한 지역이지만, 네브래스카 최대 도시 오마하에 걸쳐있는 제2선거구는 민주당 지지층도 상대적으로 강한 곳으로 꼽힌다. 이곳에서 트럼프는 2016년에 2%포인트 차이로 승리했으나, 2020년에는 조 바이든이 2선거구에서 약 6%포인트 차이로 승리하며 선거인단 1명을 획득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네브래스카주를 '승자 독식' 체제로 전환하는 데에 열을 올렸다. 이번 대선이 초박빙 접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큰 만큼 선거인단 1명으로도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승자독식' 체제로의 전환은 네브래스카주에서 선거인단 5명을 모두 확보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선거인단 변경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의원은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맥도널 주 상원의원이다. 전날 맥도널 의원은 성명을 통해 "(오는 11월 대선까지) 43일 남은 이 시점은 변화를 만들 때가 아니"라며 선거제 변경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공화당은 선거제 변경을 위한 전체 의원의 3분의 2 이상인 33명의 의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맥도널 의원이 지난 4월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소속을 바꾼 점을 언급하며 "그는 아무런 이유 없이 공화당의 승리를 방해하기로 결정했다"며 맥도널의 공개 반대로 체제 변경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