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종목에 이 회사가 왜? 할말 잃었다"…혹평 쏟아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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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 지난 24일 발표된 밸류업 지수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목적으로 만든 지수임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된 고배당 종목이 빠지고 주주환원에 인색했던 기업이 다수 편입되면서다. 배당 수익률이 낮은 종목도 대거 포함되면서 질적 주주환원을 고려하지 않은 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수 상승을 주도할 업종으로 평가받은 헬스케어 업종도 약세를 보였다. 헬스케어는 밸류업 지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지 않은 대표업종이다. 이날 오후 셀트리온(-1.22%), 한미약품(-1.48%), 클래시스(-1.68%) 등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2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상위 50%' 라는 기준 때문에 대표 고배당 종목인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지수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KB금융과 하나증권지주의 PBR은 각각 0.51배, 0.4배다.
주주환원에 인색했던 기업이 대거 포함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표적 종목이 엔씨소프트다. 실적 부진으로 주가는 고점 대비 5분의 1 토막이 났지만 김택진 대표는 지난해 72억원에 달하는 연봉과 성과급을 수령했다. 1조원 이상의 순현금을 가지고 있지만 주주환원 대신 5800억원을 들여 신사옥을 짓겠다고 나선 상태다. SM엔터, JYP엔터 등 그동안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던 엔터기업도 포함됐다. 물적분할, 자사주 소각 등을 놓고 소액주주와 설전을 벌여온 DB하이텍과 두산 그룹의 합병 시도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두산밥캣 등도 편입됐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 여부만 고려한 다소 단순한 기준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iM증권에 따르면 지수 편입 종목 100개 중 배당 수익률 2%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은 53개로 절반을 넘는다. 배당성향 20%를 밑도는 종목도 54%에 달한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의 질적 부분이 고려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1, 2위가 모두 편입되면서 결국 반도체 지수와 유사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이 30%에 가깝고, 반도체 장비·소배 관련 중형주까지 합하면 지수의 상관관계는 더욱 커진다.
지수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내달 출시될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의 성공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홍콩계 증권사 CLSA는 '밸류 다운?'이라는 제목의 밸류업 지수 논평 보고서를 통해 "종목 구성이 바뀌지 않으면 향후 출시될 ETF에 흘러갈 자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KB 대신 두산밥캣이 밸류업 기업?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금융업 10개 종목 중 다우데이터를 제외한 9개 종목은 모두 하락 중이다. DB손해보험은 이날 오후 6.15% 하락한 10만6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키움증권과 삼성화재도 각각 3.39%, 2.90% 하락하고 있다. 금융업은 올 초부터 밸류업 지수 출범 기대감으로 가장 많이 상승했던 업종이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지수 상승을 주도할 업종으로 평가받은 헬스케어 업종도 약세를 보였다. 헬스케어는 밸류업 지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지 않은 대표업종이다. 이날 오후 셀트리온(-1.22%), 한미약품(-1.48%), 클래시스(-1.68%) 등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2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상위 50%' 라는 기준 때문에 대표 고배당 종목인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지수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KB금융과 하나증권지주의 PBR은 각각 0.51배, 0.4배다.
주주환원에 인색했던 기업이 대거 포함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표적 종목이 엔씨소프트다. 실적 부진으로 주가는 고점 대비 5분의 1 토막이 났지만 김택진 대표는 지난해 72억원에 달하는 연봉과 성과급을 수령했다. 1조원 이상의 순현금을 가지고 있지만 주주환원 대신 5800억원을 들여 신사옥을 짓겠다고 나선 상태다. SM엔터, JYP엔터 등 그동안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던 엔터기업도 포함됐다. 물적분할, 자사주 소각 등을 놓고 소액주주와 설전을 벌여온 DB하이텍과 두산 그룹의 합병 시도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두산밥캣 등도 편입됐다.
배당성향 2% 미만 종목이 절반 넘어
지나치게 고평가받고 있는 기업들이 포함된 것도 논란이다. PBR이 18배에 달하는 한미반도체, 9.8배인 포스코DX 등이 포함됐다. PBR 4배 이상인 기업이 17개에 달한다. 이날 외국계 투자은행(IB)인 UBS는 "100개의 편입 종목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며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을 펼쳐온)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빠지고 어떻게 엔씨소프트,SM엔터, 두산밥캣이 편입될 수 있냐"고 반문했다.배당과 자사주 소각 여부만 고려한 다소 단순한 기준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iM증권에 따르면 지수 편입 종목 100개 중 배당 수익률 2%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은 53개로 절반을 넘는다. 배당성향 20%를 밑도는 종목도 54%에 달한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의 질적 부분이 고려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1, 2위가 모두 편입되면서 결국 반도체 지수와 유사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이 30%에 가깝고, 반도체 장비·소배 관련 중형주까지 합하면 지수의 상관관계는 더욱 커진다.
지수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내달 출시될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의 성공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홍콩계 증권사 CLSA는 '밸류 다운?'이라는 제목의 밸류업 지수 논평 보고서를 통해 "종목 구성이 바뀌지 않으면 향후 출시될 ETF에 흘러갈 자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