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다음엔 스마트 안경이 AI 시대 이끌 것"
“내년엔 인공지능(AI)을 장착한 스마트안경이 일상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안경에 외국어 자막이 뜨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겁니다.”

AI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얀 르쾽 미국 뉴욕대 교수(사진)가 2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AI 프런티어랩’ 개소식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처럼 말했다. 내년엔 테크업계 키워드가 생성형 AI에서 스마트안경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었다.

뉴욕 브루클린 ‘뉴욕 메트로테크센터’에 자리 잡은 글로벌 AI 프런티어랩은 우리나라가 올해부터 2028년까지 연구개발 예산 450억원을 투입하고 뉴욕대가 연구 인력·인프라 등 3150만달러 상당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AI 분야에서 최고 석학으로 거론되는 르쾽 교수가 이곳 공동 소장을 맡았다. 그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AI 수석과학자이기도 하다.

르쾽 교수는 ‘챗GPT를 비롯한 생성 AI 다음에 무엇이 AI를 이끌 수 있냐’는 질문에 “내년에는 스마트안경으로 자기가 보는 것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메타는 자사 AI 라마 모델로 음성 서비스가 구동되는 스마트안경을 내놨다.

AI 분야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학생에게 조언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수학과 통계학이 핵심”이라고 답했다. 그는 “수학과 전기공학, 물리학을 충분히 공부해야 한다. 컴퓨터과학은 대학원에서 배울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AI 기술 개발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와 중국, 유럽 등이 정부 주도로 AI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같은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보다 앞선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얘기다. 르쾽 교수는 “빅테크는 인재와 전문가, 컴퓨팅 자원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며 “챗GPT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가동하는 데 방대한 컴퓨팅 자원과 인력이 필요하고 현재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해 린다 밀스 뉴욕대 총장, 앤드루 킴볼 뉴욕시 경제개발공사 회장 등이 참석했다. 유 장관은 “대한민국과 미국의 AI 혁신에 전환점을 맞이한 순간”이라며 “미국 정부 기관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해 한·미 과학기술·디지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강경주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