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과거와 같은 급격한 업황 부진은 오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다음달 초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발표가 예고돼있죠? 이미 시장에서는 기대치를 많이 낮춘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10월 초에 삼성전자가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합니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으로 매출 약 78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대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영업이익 10조 원대는 증권사들이 앞서 예측했던 추정치 보다 3~4조 원 가량 더 감소한 수치입니다.

실적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단연 반도체입니다. 모바일과 PC 시장 정체로 범용 반도체 수요가 예상 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DS)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5조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기존 전망 보다 2~3조 원 가량 줄어든 것입니다.

<앵커> HBM 공급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컸었는데요. 마찬가지로 실적 추정치가 감소했나요?

<기자>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추정치도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처럼 큰 폭의 조정은 아니지만 AI 메모리 수요 탄력을 받았던 터라 기대치가 더 높았던 영향이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17조 원, 영업이익 6조 원 중후반대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올리는 건데요. 엔비디아 공급을 주도하고 있는 HBM 영향이 컸습니다.

인텔로부터 인수해 낸드 사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 솔리다임의 수익도 크게 개선되면서 낸드 플래시에서도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됩니다.

<앵커> 내일 반도체 업황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있잖아요.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D램 3위 업체이기 때문에 마이크론 실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실적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건데요.

마이크론도 HBM을 공급하고 있지만 아직 공급 초기 단계로 평가받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 하락과 같은 맥락에서 범용 반도체 수요 부진에 따라 기대치 이하의 성적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우리 반도체 업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본 모건스탠리의 예측대로라면 범용 반도체 뿐만 아니라 HBM도 내년이면 공급과잉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우리 시장에선 비관론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죠?

<기자> 일단 우리 시장에서는 과도한 우려라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올해 4분기부터 삼성전자를 비롯해 마이크론도 HBM3E 12단 엔비디아 공급을 준비하고 있어 HBM의 절대적인 공급량이 늘어나는 건 맞습니다.

그러나 HBM은 범용 메모리와 다르게 고객 선주문에 따른 수주형 사업 성격을 띄고 있어서 수요와 공급 물량이 어느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전자도 내년 물량까진 이미 완판했습니다.

출시 지연 우려가 있던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의 대량 생산이 올해 4분기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잖아요. 이에 따라 HBM 공급 불확실성도 어느정도 해소됐다는 평가입니다.

업계에서는 범용 반도체 업황에 대해선 갑론을박이 있지만, 차세대 DDR5와 HBM 등 최신 메모리 수요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앵커> 반도체 업황 전망이 엇갈리지만 급격한 부진까진 과도한 우려라는 거군요.

<기자>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하반기에 메모리 호재는 여전합니다.

SK하이닉스가 이르면 이번주 엔비디아 블랙웰 라인업에 공급할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시작합니다. 블랙웰의 계획된 출고로 삼성전자 HBM3E 8단과 12단 제품 승인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대로 기업용 SSD인 eSSD 시장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는 것오 우리 기업들에게는 호재입니다.

그래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낸드플래시 부문 영업이익 예측치입니다. D램 만큼 큰 폭의 성장세는 아니지만 하반기 두 기업 모두 조 단위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에 더해 낸드에서 집적도를 높인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낸드 시장 성장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
반도체 눈높이 낮췄지만…"겨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