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폭염 여파로 배추값이 치솟자 식품업체 자체 온라인몰에서 포장김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배추 작황 악화로 포기당 가격이 1만원을 웃돌면서 김치 생산에 차질이 생긴 영향이다. 가을배추가 본격 출하되는 다음달 중순까지 포장김치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추값 실화? 그냥 사 먹을래요"…김치 '품귀 현상' 벌어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과 CJ제일제당의 온라인 자사몰에서 포장김치 상품 60여 종이 일시품절됐다. 대상은 이날 오후 기준 ‘정원e샵’에서 판매하는 총 84종의 김치 상품 중 47종이 품절된 상태다. CJ제일제당의 온라인몰 ‘CJ더마켓’에서도 17종의 김치 상품이 동났다.

김치 제조사 자사몰의 제품 품귀는 최근 배추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재고가 줄었기 때문이다. 배추값 상승으로 직접 김치를 담그는 대신 포장김치를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음달 중순께 가을배추가 본격 출하되기 전까지 김치 수급을 조절해야 하는 만큼 제조사들은 거래처에 우선적으로 상품을 공급하고, 자사몰 물량은 줄이는 상황이다. 다만 쿠팡·SSG닷컴 등 온라인몰에서는 아직 김치 품귀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배추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삭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 한 포기 소매가격은 9474원이다. 한 달 전(7306원)보다 29%, 1년 전(6230원)보다 52% 올랐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여름배추 주산지인 강원도의 배추 작황이 나빠진 여파다. 이에 대형마트와 e커머스 등 유통업체는 배추 물량을 확보해 가격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손질 배추(통·2㎏)를 26일까지 자체 할인 및 농림축산식품부 연계 할인을 통해 7980원에서 6384원으로 인하해 판매한다. 롯데마트·슈퍼는 다음달 2일까지 배추 한 통을 7992원에, 홈플러스는 5990원에 팔기로 했다.

10월 중순부터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지만 주요 산지인 충청·경상·전라권이 폭우 피해를 본 만큼 배추값이 안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작년보다 김장철 배추 시세가 높게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라현진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