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중앙은행의 잇따른 통화정책 완화에도 경기 급락에 대한 불안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과도한 정부부채, 중국은 과잉 생산을 유발하는 산업구조 등이 위험요소로 지목된다.

美 부채 급증, 中 부동산 둔화…G2 경제불안 '여전'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4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가 향후 5년간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7%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채 증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현재 최고 등급(Aaa)인 미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용등급이 하향되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는 세계 3대 주요 신용평가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에 최고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작년 8월 미국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을 둘러싼 정치 갈등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한 계단 내렸다. 무디스는 “오는 11월 5일 대선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재정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함께 치러지는 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이길 경우엔 미국의 신용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무디스는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박탈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제도적 힘의 약화는 신뢰를 낮추고 경기 대응 정책의 실행을 저해해 성장, 금융시장 및 부채 발행자의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가에선 중국 경제성장률이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는 최근 “현재 중국은 1990년대 일본보다 어렵다”고 평가했다. 디플레이션이 시작된 가운데 부양책만으로는 지방정부의 막대한 부채와 과잉 생산 등 구조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 5%를 밑도는 4%에 그치고, 내년 성장률은 1~2%대로 주저앉을 것이란 극단적 예상도 나왔다. 리서치업체 TS롬바드의 프레야 비미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매체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올 들어 중국의 잇따른 금리 인하에도 경기가 부양되기는커녕 통화량이 감소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IMF는 중국 성장률을 올해 5%, 2025년 4.5%로 내다보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