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셀러 모시기 나선 알리…"역직구 수수료·보증금 5년간 0%"
화장품, 패션 등 K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값싼 중국산 상품을 내세우던 C커머스(중국 e커머스)도 한국 역직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5년간 판매·입점 수수료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까지 제시하며 한국 셀러(판매자) 유치에 나섰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다음달 한국 전용관 ‘K베뉴’ 입점사를 대상으로 해외에 상품을 팔 수 있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공식 시작한다고 25일 발표했다(사진).

우선 미국 스페인 프랑스 일본 등 K콘텐츠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뷰티·패션 제품을 선보인 뒤 점진적으로 판매 품목·지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알리가 진출한 180개국, 소비자 1억5000만 명에게 한국 제품을 판매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알리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셀러에게 5년간 입점·판매 수수료와 보증금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오픈마켓 플랫폼 특성상 판매 수수료가 곧 매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을 포기하더라도 더 많은 셀러를 끌어모으겠다는 것이다. 또 알리는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 셀러의 부담을 덜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무료 다국어 번역 시스템, 해외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알리가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면서까지 셀러 확보에 나선 이유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유럽에서도 한국 상품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장 대표는 “디자인과 품질이 뛰어난 한국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인 11월 광군제에서도 알리바바그룹 내 다른 플랫폼을 통해 한국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울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 셀러를 대상으로 유인책을 꺼내든 건 알리뿐만이 아니다. 동남아시아 1위 e커머스 업체 쇼피도 중소 K뷰티 셀러를 육성·발굴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국내 회사도 역직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G마켓은 올해 2월 몽골에서 역직구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우즈베키스탄과 튀르키예 진출도 추진 중이다. 쿠팡도 대만 현지에서 ‘로켓배송’(새벽배송) 서비스를 통해 한국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