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국회 개원 넉 달 만에 소위원회 구성을 완료한다. 세법 심사의 1차 관문인 조세소위 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갈등을 빚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상속·증여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25일 국회에 따르면 기재위는 26일 전체 회의를 열고 소위 구성의 건을 의결한다. 조세소위 위원장은 기재위 여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이 맡기로 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다수당임을 내세워 “여야가 1년씩 위원장을 번갈아 맡자”고 요구했으나, 여당은 “조세소위가 관할하는 세법은 세입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여당이 맡는 것이 관례”라고 맞서왔다. 대신 경제재정소위 위원장은 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이, 예산결산기금소위 위원장은 정일영 민주당 의원이 맡기로 했다. 청원 심사 소위 위원장은 여당 소속 구자근 의원이 맡는다.

기재위의 소위 구성은 국회 상임위 중 가장 늦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2022년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11월에 마무리된 것과 비교해서는 2개월가량 이르다. 11월 말까지 조세소위가 구성되지 않으면 예산부수 법안인 각종 세법 개정안도 12월 본회의에 정부안 그대로 회부돼 야당의 양보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조세 소위 구성으로 각종 쟁점 세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가장 큰 관심사는 상속·증여세 개편이다. 정부는 상속세 최고 세율을 현행 50%에서 40%로 내리고, 자녀 공제를 1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하는 세제 개편안을 내놨다. 여당에서는 권성동 의원이 가업 상속 공제와 관련해 피상속인 경영 기간 조건을 10년 이상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최대 주주 할증을 폐지하는 법안을 최근 내놨다. 하지만 민주당은 상속세 공제액 상향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상속세율 인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속세 공제와 관련해서도 자녀 공제보다는 일괄 공제를 높이는 안을 내놓고 있어 어떻게 조율될지 관심이다.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일부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 완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가구 1주택에 대해선 저항을 감수하면서 굳이 (종부세를) 부과할 필요가 있겠냐”고 밝힌 바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