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26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단가를 주당 75만원으로 올리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 회장 측 재무적 투자자로 거론되는 한국투자증권 등 외부로부터 모아야 하는 자금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 종료 거래일인 다음달 4일 전에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고려아연 주가는 71만3000원으로 공개매수 가격(75만원) 아래에서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선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 올리면서 실탄이 부족한 최 회장 측이 맞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매집세가 약해지면서 75만원 선 하단에 주가가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재계에선 최 회장 측이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초께 의외의 카드를 들고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확실한 ‘백기사’를 불러들여 대항 공개매수 등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고려아연은 최근 40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자금을 긴급 조달하기로 했다. 아직 자금이 부족하긴 하지만, 우군으로 거론되는 대기업과 힘을 합치면 공개매수전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

최 회장은 일본 주요 상사기업 등 해외 파트너에도 경영권 분쟁 관련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뿐 아니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최씨 일가도 일제히 해외 사업장을 찾아 파트너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