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영화’ 하나보단, ‘백만영화’ 여럿이 바람직…중예산 영화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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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준 영화진흥위원장 취임 첫 기자간담회
“중급규모 영화 제작지원 사업으로 저변 넓혀야”
“중급규모 영화 제작지원 사업으로 저변 넓혀야”
“분명한 건 1000만 명을 동원하는 대작 한 편 걸린 극장보단, 100만 명을 동원하는 영화 대여섯 편이 있는 극장이 더 바람직하단 겁니다. 이런 영화들이 허리 역할을 해왔던 거죠. 한국 영화의 뼈대를 다시 튼튼하게 할 수혈이 시급하다고 봤습니다.
한상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신임 위원장은 26일 “중예산 영화들이 살아나야 극장 분위기가 풍성해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로 쓰러진 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한국 영화산업의 긴급 처방 약으로 중급 규모 상업 영화들에 대한 공적 지원이 필요하단 것이다. “3년 임기 동안 한국 영화의 희망을 보고 싶다”는 한 위원장은 순제작비 10억~80억 원 대의 중예산 영화 제작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문로1가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영화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선출된 이후 조직 직제 개편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한 위원장이 약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정책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영진위는 올해 초 박기용 전 위원장 퇴임 후 4개월 간 선장 없이 표류하며 한국 영화산업 위기 속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날 한 위원장이 강조한 정책은 내년 신설되는 중급 규모 영화 제작 지원 사업이다. 최근 영화계가 주목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년 영화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92억 원(12.5%) 늘린 829억 원으로 편성하고, 이 중 100억 원을 중예산 상업영화 지원에 쓰겠다는 예산안(정부안)을 발표하면서다. 정부가 지속가능한 영화 생태계를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상업영화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터라 극장·제작·배급·투자사 등 영화계 전반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관련 기사] 쓰러진 한국 영화 처방약은 ‘천만 대작’ 아닌 제2의 ‘올드보이’
▶▶[관련 기사] 4개월 공백 끝…영화진흥위원회 신임 위원장에 한상준
한국 영화시장의 문제점인 ‘투자 쏠림’, ‘흥행 양극화’를 해결하고 관객을 끌어모으려면 중예산 영화제작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게 영진위의 판단이다. 그는 “올해 상업영화 현장에서 제작되는 영화가 20여 편에 불과하다”며 “중예산 영화는 신인 창작자들의 장편 데뷔 기회를 제공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제작비 투자로 수익확보가 가능하단 점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올해 여름철에 ‘탈주’, ‘핸섬가이즈’, ‘파일럿’ 등 중급 규모 영화들이 선전하며 극장 분위기가 살아났다”고 덧붙였다.
영화계에선 “영화계에 희망적인 시그널”이라고 환영하면서도 상업영화 지원에 100억 원이나 쓰는 점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영화 다양성을 키우는 영화제 지원 예산이 5억 원 늘어나는 데 그치고, 독립·예술영화 제작 지원도 아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한국 영화에서 중요한 작품인 ‘살인의 추억’과 ‘올드보이’는 그 당시 기준에서 중예산영화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면서 “한국 영화 르네상스는 작가주의 정신과 상업영화의 결합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중예산영화에 대한 지원은 ‘긴급처방’ 성격의 지원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영화산업 불황으로 제작 돈줄이 말라버린 상황에서 나온 고육책이란 뜻이다. 한 위원장은 “상업영화가 튼튼할 때 독립·예술영화가 꽃 피울 수 있고, 지금으로선 상업영화 지원에 무게를 두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결국 중예산 대중영화는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만큼, 지금은 꽉 막힌 상태를 뚫어주는 일종의 수혈”이라고 했다.
유승목 기자
한상준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신임 위원장은 26일 “중예산 영화들이 살아나야 극장 분위기가 풍성해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로 쓰러진 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한국 영화산업의 긴급 처방 약으로 중급 규모 상업 영화들에 대한 공적 지원이 필요하단 것이다. “3년 임기 동안 한국 영화의 희망을 보고 싶다”는 한 위원장은 순제작비 10억~80억 원 대의 중예산 영화 제작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문로1가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영화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선출된 이후 조직 직제 개편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한 위원장이 약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정책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영진위는 올해 초 박기용 전 위원장 퇴임 후 4개월 간 선장 없이 표류하며 한국 영화산업 위기 속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날 한 위원장이 강조한 정책은 내년 신설되는 중급 규모 영화 제작 지원 사업이다. 최근 영화계가 주목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년 영화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92억 원(12.5%) 늘린 829억 원으로 편성하고, 이 중 100억 원을 중예산 상업영화 지원에 쓰겠다는 예산안(정부안)을 발표하면서다. 정부가 지속가능한 영화 생태계를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상업영화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터라 극장·제작·배급·투자사 등 영화계 전반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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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시장의 문제점인 ‘투자 쏠림’, ‘흥행 양극화’를 해결하고 관객을 끌어모으려면 중예산 영화제작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게 영진위의 판단이다. 그는 “올해 상업영화 현장에서 제작되는 영화가 20여 편에 불과하다”며 “중예산 영화는 신인 창작자들의 장편 데뷔 기회를 제공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제작비 투자로 수익확보가 가능하단 점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올해 여름철에 ‘탈주’, ‘핸섬가이즈’, ‘파일럿’ 등 중급 규모 영화들이 선전하며 극장 분위기가 살아났다”고 덧붙였다.
영화계에선 “영화계에 희망적인 시그널”이라고 환영하면서도 상업영화 지원에 100억 원이나 쓰는 점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영화 다양성을 키우는 영화제 지원 예산이 5억 원 늘어나는 데 그치고, 독립·예술영화 제작 지원도 아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한국 영화에서 중요한 작품인 ‘살인의 추억’과 ‘올드보이’는 그 당시 기준에서 중예산영화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면서 “한국 영화 르네상스는 작가주의 정신과 상업영화의 결합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중예산영화에 대한 지원은 ‘긴급처방’ 성격의 지원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영화산업 불황으로 제작 돈줄이 말라버린 상황에서 나온 고육책이란 뜻이다. 한 위원장은 “상업영화가 튼튼할 때 독립·예술영화가 꽃 피울 수 있고, 지금으로선 상업영화 지원에 무게를 두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결국 중예산 대중영화는 민간자본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만큼, 지금은 꽉 막힌 상태를 뚫어주는 일종의 수혈”이라고 했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