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10월…블랙스완은 파업?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9월 25일 수요일>

미 중앙은행(Fed)가 빅컷으로 대담하게 완화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투자자들은 그걸 좋아했습니다. S&P500 지수가 올해 들어 어제까지 41번째 신기록을 세운 이유입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게 있습니다. Fed의 금리 인하가 미국 경제를 연착륙으로 이끄는 게 확인되어야 뉴욕 증시는 계속 오를 수 있죠. 연착륙에 대한 확신을 높여줄 핵심적인 경제 데이터는 10월 4일에 나옵니다. 9월 고용보고서죠. 당분간 관망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25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가운데 애플 테슬라 등 개별 종목 뉴스가 시장을 움직였습니다. 장 마감 뒤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도 관망세의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AI 투자 상황을 짐작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마이크론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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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는 뉴욕시각 새벽부터 시간순으로 시장 상황과 분석을 전합니다)

중국은 연일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인민은행은 전날 은행 지급준비율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고 기관투자자와 상장기업에 8000억 위안에 달하는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기로 했었는데요. 오늘도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016년 이후 최대인 30bp 인하했습니다. 이에 중국 증시는 화답했습니다. CSI 300 지수는 전날 4.33%에 이어 이날 1.48% 상승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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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약간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부양책이 이어지는 건 긍정적이지만 디플레이션 대처에 충분하다고 보지 않는다. 시급한 수요 진작에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UBS는 "지속적인 디플레이션-디레버리징 루프를 끊으려면 통화 완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추가 재정 지원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중국 경제가 풀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부양책이 과거처럼 경제를 되살리지 못하는 건 인구 감소, 탈세계화, 누적된 부채 등 세 가지 구조적 문제 탓이라고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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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인구통계학적으로 중국의 노동력은 2018년 이후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취업 가능 인구는 10년 전에 정점을 찍었고요. 대신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는 생산과 소비 등 성장의 모든 측면에서 걸림돌이 됩니다. 두 번째, 탈세계화인데요. 현재 중국 경제의 몇 안 되는 밝은 점 중 하나가 무역인데요. 수출은 8월 전년 대비 8.7% 이상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역갈등을 낳고 있죠. 특히 미·중갈등 등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외국인 직접 투자(FDI)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FDI는 전년 대비 30%라는 기록적 감소세를 보입니다. 세 번째, 부채인데요. 중국의 민간 비금융권 부채가 GDP 대비 200%가 넘을 정도로 높은데요. 부채가 누적된 부문 중 하나는 부동산입니다. 중국 정부는 2020년부터 정부는 부동산 부문의 레버리지를 줄이기 위해 투기적 매수를 규제했는데요. 이는 집값 하락을 심화시켰습니다. 이에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높은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이고 있죠.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굉장히 더 큰 규모의 구제 금융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지만, 비생산적인 부문을 보조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완화를 시작하면서 중국이 부양책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다는 것이죠. 페더레이티드 에르메스는 "소규모 부양책만 내놓던 중국의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제 Fed에 합류하여 유동성 확대에 나섰고, 이는 통상 경기순환 자산에 긍정적이다. 아직 수요 촉진을 위한 적극적 재정 조치는 없어서 중국 경제의 궤적이 크게 바뀔지는 불분명하다. 그래도 투자자 기대가 매우 낮고, 시장이 뒷받침되고, 중국의 성장주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상황에서 최근 부양책은 무시할 수 없다. 이는 마침내 자신감이 경제활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끄는 불꽃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생명 자산운용의 윤제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정부가 드디어 다음주나 몇 주 안에 재정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부양책이 나오면 주식부터 원자재까지 다양한 자산이 오를 수 있다. 이에 공매도 세력이 포지션을 정리하고 일부는 매수로 돌아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CCTV는 중국 정부가 다음주 국경일 연휴 전에 빈곤층과 고아를 포함한 소외계층에게 생계 보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신화통신은 정부가 졸업하고 2년 동안 직장을 구하지 못한 대학 졸업생들에게 특정 사회 보장 혜택을 제공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부 부양책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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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본격 회복되지는 않아도 부양책으로 인한 유동성이 풀리면서 금융시장은 회복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패닉에 빠졌던 중국 투자 심리는 역발상 차원에서 보면 중국 주식의 매수 신호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BTIG는 기술적으로 중국 시장의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BTIG는 "큰 상승세를 보인 후에는 항상 뭐든 사기 어렵다. 종종 가장 어려운 거래가 맞는 거래이고, 우리는 지금 중국 시장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쫓아갈 만한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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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은 전반적으로 조용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에 보합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경제 데이터로는 8월 신규주택 판매가 발표됐습니다. 전월보다 4.7% 하락했습니다. 7월에 10.3%나 상승했기 때문에 일부 반락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죠. 전년 대비로는 9.8% 상승한 상태입니다. 웰스파고는 "모기지 금리가 낮아지면 결국 신규주택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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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은행협회(MBA)의 지난주 신규 신청 건수는 이전 주에 비해 1% 증가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재융자 신청은 1주일 만에 20% 늘었습니다. 모기지 금리 하락 덕분입니다. 30년 모기지 금리는 평균 6.13%로 2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왔습니다.

Fed의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는 지난주 빅컷에 대해 "강력하게 지지했다. 지금 같은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된다면 추가 인하들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외에는 별다른 재료가 없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19% 내렸고 다우는 0.70%나 떨어졌습니다. 나스닥은 0.04%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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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2.18% 오르면서 이틀째 급등세를 이어갔습니다. 젠슨 황 CEO가 주식 매도를 끝냈다는 소식에 따른 것입니다. 장 마감 뒤 실적을 공개하는 마이크론도 1.88%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발표된 4분기 실적도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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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조정 EPS : 1.18달러 vs 예상 1.12달러
▶매출 : 77억5000만 달러(전년 동기 +93%) vs 76억5000만 달러
▶조정 총마진 : 36.5% vs 예상 34.7%

마이크론의 4분기 매출과 EPS는 월가 예상을 모두 뛰어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1분기 가이던스도 추정치를 상회했습니다. EPS가 1.74±0.08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월가는 1.52달러로 예상했죠. 매출도 85억 달러로 제시해서 추정치 83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마이크론 경영진은 "강력한 AI 수요가 데이터 센터 D램 제품과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강력한 증가를 이끌었다"라면서 "우리는 마이크론 역사상 최고의 경쟁적 입지를 가지고 2025 회계연도에 돌입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시간 외에서 14% 주가가 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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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0.88% 올랐는데요. 안경처럼 쓰는 증강현실(AR) 기기 '오라이언(Orion)'의 시제품을 공개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오라이언이 스마트폰 다음의 컴퓨팅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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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가 미국 자동차 업계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면서 GM과 포드 주가는 4~5% 하락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자동차 재고는 상승 추세에 있으며, 많은 가구가 차량을 구매할 여유가 없다. 중국에서의 20년간의 성장은 역전되어 중국에서의 이익이 손실로 전환되고 있다. 미국 업체에 대해 점진적으로 더 약세적 관점을 취하고 있다. 지속적인 부정적 이익 수정 사이클은 202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리비안의 주가도 6.84%나 급락했습니다.

그러나 테슬라는 1.08% 올랐습니다. 파이퍼 샌들러, RBC캐피털마켓츠, 베어드 등에서 3분기 인도량이 예상보다 많은 것이라고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10월 10일 로보택시 공개, 10월 16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콜옵션을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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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0.44% 내렸는데요. 아이폰 16 수요가 예상보다 적다는 관측이 쏟아졌습니다. 모건스탠리(비중확대, 목표주가 273달러)는 "사전주문이 시작된 지 11일이 지난 24일 기준 아이폰 16의 리드타임은 지난 세 번의 아이폰 주기보다 낮은 수준을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UBS도 아이폰 16에 대한 대기 시간이 작년보다 짧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스트리트는 "초기 판매 데이터를 보면 판매량이 예상보다 10% 적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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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는 시장은 낙관론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지수 옵션 시장에서 풋옵션/콜옵션 비율은 다시 0.5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난 8월 말 이후 처음입니다. 선물 포지션도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 수준에 근접한 곳에 몰려 있습니다. 변동성지수(VIX)는 오늘 15.17까지 떨어져 이달 들어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시장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해 변동성이 커지면 이익을 낼 수 있는 거래에서 물러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온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도 나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웰스파고는 "Fed의 50bp 인하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CRE 침체가 끝나가는 시작을 알린다. 인플레이션이 억제된 듯하고 노동 시장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므로, Fed는 내년 여름까지 금리 인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낮은 금리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덜 제약적인 통화 정책은 CRE 회복의 토대를 마련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의 CRE 시장의 혼란 때문에 좋은 가격에 흥미로운 자산을 구매할 기회가 생겼다. 일반 은행, 증권화 시장, 보험 시장이 해결하지 못하는 자본 구조의 공백을 메우는 놀라운 대출 기회도 존재한다.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지금은 정말 흥미로운 시기이고, 이런 상황은 앞으로 몇 년간 계속되리라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충분히 늘어날 기업 이익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올해 들어 20% 올랐는데 분석해보면 기업들의 향후 주당순이익(EPS) 상향 조정이 9.8%, 멀티플 확대가 10.1%를 기여했다. 최근 상승은 확장된 밸류에이션에 의해 지배되었으며, 이렇게 높은 밸류에이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월가의 3분기 S&P500 기업 이익 추정치는 지난 2개월간 2.5% 떨어졌습니다. 부정적이죠. 하지만 통상 어닝시즌 이전에 추정치는 떨어지고요. 아이러니하게도 기준(추정치)이 낮아졌다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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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유명한 '비관론자'입니다. 그는 빅컷에 대해 "주식에 대한 가장 좋은 단기적 사례는 Fed가 성장 우려를 불러일으키지 않고 50bp를 인하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 측면에서 성공했고 증시는 호의적으로 반응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랠리가 계속되려면 경제의 유기적 성장이 재가속화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고용 데이터가 향후 3~6개월 동안 주식 거래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곧 나올 가장 중요한 고용 데이터는 다음주 4일에 발표되는데 주가를 현 수준으로 높게 유지하려면 예상보다 좋은 쪽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윌슨은 실업률 4.1% 이하, 비농업 신규 고용 15만 개를 넘으면 주가가 4분기에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반면 실업률이 4.3%로 치솟고 일자리 창출이 10만 개 아래로 떨어진다면 주가가 험난한 길을 가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실제 투자자들은 고용보고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주 금요일 나오는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중요하지만, 인플레이션 데이터보다는 고용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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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에서 9월은 수익률 측면에서 최악의 달입니다. 그런데 현 수준으로 움직인다면 플러스 상승률로 마감할 수 있습니다. '강세론자'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1928년 이후로 S&P500 지수가 9월 첫 주 -1.5% 이상 하락한 뒤 그달에 플러스로 마감한 적이 없다. 만약 S&P500지수가 월간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이를 강력한 강세장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이 안전하며 그걸 폄하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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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도 지금은 약간 관망세를 보입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Fed가 완화 주기를 시작했고 그것은 긍정적일 것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금리 인하가 시작된 뒤 3개월, 6개월 뒤 수익률이 긍정적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다음 달 주식이 오를지는 모르겠다. 대선이 불과 40일 남았다는 사실이 Fed 완화 이후 주식이 상승할 것이란 시나리오를 망치고 있다. 많은 투자자를 만나보면 선거일 전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누가 이기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라 그저 대선을 지나고 싶어한다. 그건 일반적이다. 그리고 선거가 있는 해엔 11월, 12월 랠리가 엄청나다. 시장에는 여전히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 그래서 랠리가 있으려면 앞으로 나올 데이터가 예상보다 더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3개월, 6개월 뒤 증시가 더 올라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누군가 6000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돈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찬성하기 어렵다. 이미 밸류에이션이 저렴하지 않고 상당히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대선 이전에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약간 자신감이 없다. 큰 하락을 예상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매수할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또 다른 신고가를 만들고 대선 이후 증가가 폭등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 선거 이후 상황이 훨씬 좋아 보인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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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수익률 측면에서 최악인 9월보다 좋습니다. 하지만 ▲대공황의 시작(1929년 10월 24일) ▲블랙먼데이(1987년 10월 19일) ▲미니 크래시(1989년 10월 13일) ▲글로벌 금융 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파산(2008년 10월) 등 나쁜 일들이 몰려서 터집니다. 그래서 '10월 효과'(October Effect)라는 증시 징크스를 일컫는 용어도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대선이 있는 선거 연도에는 10월이 수익률 측면에서도 최악의 달입니다. 스톡 트레이더스 알마냑에 따르면 1950년부터 따져서 선거 연도 10월의 수익률은 -0.9%로 12개월 중 꼴찌이고, 상승확률은 50%에 그칩니다.

지금은 이런 나쁜 일을 일으킬 수 있는 후보가 많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대선, 경기 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위험 등을 제기합니다. 그러나 대선은 증시를 붕괴시킬 이벤트는 아닙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낮습니다. 지정학적 위험은 상존해 왔죠.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제가 조심하는 것은 지정학이다. 더 나빠지고 있고,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것이 경제 상황을 결정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은 아직 걱정하지 않습니다. 중동에서 긴장이 높아지면 가장 크게 반응하는 게 유가인데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61% 급락한 배럴당 69.69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리비아의 내정 갈등이 봉합 단계로 접어들면서 리비아발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완화한 덕분입니다.
저주받은 10월…블랙스완은 파업?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월가 일부에서 10월 '블랙스완'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파업입니다.

보잉에서는 2주째 기계공 노조의 파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3만3000명의 노조원은 임금 40% 인상을 요구하면서 지난 12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737맥스 등 베스트셀러 민항기들의 생산이 중단됐습니다. 사측이 30% 인상안을 최종적으로 제시했지만, 파업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에 있었던 파업은 58일간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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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오는 1일부터 미국 동남부 30여 개 항만 노동자가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뉴욕/뉴저지, 휴스턴, 마이애미까지 36개 항구에서 일하는 8만5000명의 노동자로 구성된 국제선원협회(ILA)는 향후 6년 동안 임금을 80% 가까이 올려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항만 업체들로 이뤄진 미국해사연합(USMX)은 지난 8월 30%가 넘는 임금 인상안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작년 여름 서부 해안 항만 노동자들이 얻은 32%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협상이 더 복잡한 건 ILA가 항만 노동자 감축을 부를 수 있는 새로운 기술 도입을 막으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USMX 측은 현재 계약에 포함된 신기술 조항을 유지해서 중국, 네덜란드 등 세계 주요 항만에서 이뤄지는 자동화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협상은 6월 이후 교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업계를 인용해 "파업이 불가피하다. 해운사와 항만 운영사들은 고객에게 경고를 발송하고 비상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이 파업에 들어가면 미국 전체 수입의 43~49%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파업이 지속한다면 세 가지 위험이 커집니다.

① 대선 : 이번 파업은 대선을 5주 앞두고 시작됩니다. 파업이 길어진다면 민주당 정부에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노조는 백악관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90일 '냉각 기간' 동안 직장 복귀를 강제할 수 있는 태프트-하틀리법을 발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② 인플레이션 : 블룸버그는 파업이 일주일 이어지면 경제에 최대 75억 달러의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미 동남부 항구를 통해 주로 수입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바나나, 합판 등이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자동차 공급망이 몰려 있는 미시건, 조지아 등 대선 경합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자동차 가격을 높일 수 있고, 과일 수입이 끊어져 역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컨테이너선 운임이 오르면서 파급 효과가 전 세계로 퍼질 수 있습니다.

③ 고용 :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고용 데이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보잉 3만 명의 기계공이 진행 중인 파업과 관련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파업이 10월까지 이어지면 11월 고용보고서에서 일자리 5만 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항만 파업은 첫 번째 ‘10월 서프라이즈’가 될 것인가'라는 보고서에서 "4만 명 이상의 항만 노동자의 노동 계약이 9월 30일 자정에 만료되며, 만약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당 항구들은 미국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하루 약 20억 달러 규모의 무역 흐름을 감당한다. 2주 미만의 상대적으로 짧은 파업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수입업체들이 파업을 대비해 선적을 미리 앞당기거나 서부 해안으로 우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화하면 2021년 팬데믹 때 유례없는 혼잡을 빚었던 LA 항구에서 발생한 일과 마찬가지로 경제·정치적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공급망 혼란이 생긴다면, 트럼프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경제 실적을 공격할 새로운 사례를 얻게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