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이 LG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응원하는 팬들로 가득차 있다. 임형택 기자
지난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이 LG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응원하는 팬들로 가득차 있다. 임형택 기자
국내 프로야구가 '1000만 관중 시대'에 들어서면서 증시에서도 유니폼, 굿즈 등 스포츠상품화 사업을 하는 형지엘리트에 관심이 쏠린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결산법인인 형지엘리트 주가는 지난 20일 사업결산보고서 발표 후 지난 25일까지 3거래일 간 연속 강세를 보여 69.9% 뛰었다. 다만 지난 26일에는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 여파로 전날보다 11.17% 내린 1941원에 장을 마쳤다.

형지엘리트가 지난 20일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매출은 창립 이래 최대, 영업이익은 형지그룹으로 인수된 201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0%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0.4% 증가한 13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6%에서 5.3%로 두 배 높아졌다.

교복사업으로 유명한 형지엘리트의 이번 실적 증가는 '스포츠상품화 사업'이 견인했다. 사업군별 매출 증가율을 보면 △학생복 2.8% △스포츠상품화 사업 113% △워크웨어 12% 등으로 집계됐다.

국내 프로야구 관중이 크게 늘면서 주력으로 하고 있는 야구 관련 용품 사업이 호실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앞서 2024 한국프로야구(KBO)는 지난 15일까지 1002만758명의 관중이 입장해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한 시즌에 1000만 관중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야구장 밖에서도 '야구 인기'가 컸다. KBO에 따르면 올 시즌 프로야구 누적 시청자 수는 약 2만5000만명에 달했다. TV로 약 1억5000만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을 통해 약 1억명의 시청자가 KBO리그를 봤다.

형지엘리트는 SSG랜더스와 장기계약으로 유니폼, 굿즈 등을 만들고 있다. 2022년부터는 국내 인기 구단들인 한화이글스, LG트윈스와도 계약을 맺었다. 올해는 롯데자이언츠와도 메인스폰서 계약을 체결해 선수들이 형지엘리트가 만든 유니폼, 의류, 용품 등을 사용했다.

야구장 밖에서도 JTBC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인 '최강야구'와 굿즈 상품화 계약도 체결했다.
패션그룹형지 최병오 회장(오른쪽)과 최준호 부회장이 지난 19일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응원 머플러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형지엘리트 제공
패션그룹형지 최병오 회장(오른쪽)과 최준호 부회장이 지난 19일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응원 머플러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형지엘리트 제공
형지엘리트에 따르면 스포츠상품은 유니폼, 모자, 굿즈 등에서 마니아 성향이 강한 팬들의 매출 비중이 70%에 달한다. 또 일반 의류 판매와는 다르게 프로야구 관련 용품의 경우 야구가 개막하는 4월을 기점으로 6월까지 매출이 치솟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 다시 9~10월에 매출이 폭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기존 야구장 안에서만 입고, 쓰고, 필요했던 굿즈들을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확장시킨 것이 경쟁우위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기대감이 커진 것도 주가를 부양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형지엘리트는 중국, 베트남,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국 합자법인 상해엘리트 매출이 전년 159억원에서 15% 증가한 183억원을 기록했다.

형지엘리트는 내년의 경우 올해 대비 매출 25%, 영업이익 120% 증가를 전망했다. 올해도 연간 납품 목표의 100%를 이미 달성했다. 해외 프리미엄 교복 시장을 노린 전략이 먹혔다는 분석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