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엄마친구아들'. 사진=tvN 제공
tvN 드라마 '엄마친구아들'. 사진=tvN 제공
"요즘 배우 정해인이 나오는 드라마가 인기라는 데 뭐지?"

말이 통하는 TV가 있다면 드라마 제목을 잊었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 SK텔레콤이 개발한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에이닷'을 탑재한 SK브로드밴드의 B tv에선 "드라마 제목은 엄마친구아들입니다"라는 답을 들을 수 있다. "줄거리가 어떻게 되지?"라는 질문엔 AI가 알아서 줄거리를 요약해준다.

SKB, '말이 통하는 TV' 시대 선언

SK브로드밴드는 26일 B tv 에이닷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히면서 '말이 통하는 TV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다. 에이닷은 SK텔레콤이 개발한 생성형 AI 개인비서 서비스로 지난달 기준 5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했을 만큼 인기다.

SK브로드밴드는 이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B tv 에이닷 서비스와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AI 셋톱박스 'AI 4 비전'을 공개했다. AI 4 비전은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갖췄다. 클라우드와 연결하지 않아도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AI가 실시간·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오디오를 분석해 음성이 명확하게 들릴 수 있도록 조정해준다. 음량도 일정하게 알아서 맞춘다. 비디오 명암과 색상을 생생하게 전환하기도 한다.

또 업계 최초로 4K를 지원하는 13M 픽셀의 카메라를 탑재해 고객 움직임을 인식한 모션 게임, 펫 모니터링, 홈 피트니스, 영상통화 등을 제공한다. 기존 AI 셋톱박스와 비교하면 중앙처리장치(CPU)는 2.7배, 램은 3GB에서 4GB로 업그레이드됐다. 저장 용량은 32GB로 4배 늘어났다. 콘텐츠 검색, 화면 전환, 앱 반응속도 등의 성능도 향상됐다.

AI 개인비서 '에이닷' 탑재로 자연스러운 대화

에이닷이 탑재되면서 TV와 자연스러운 대화도 가능해졌다. 에이닷은 대화 의도와 맥락에 따라 최적의 콘텐츠를 추천하는 등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달 고객 1200명을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 결과 85%가 만족했다고 답했다. 88%는 계속해서 사용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 tv 에이닷 서비스는 AI 4 비전과 스마트3 셋톱박스에서 이용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올 4분기 중 출시할 'AI 스마트 리모컨' 앱도 공개했다. AI 스마트 리모컨은 휴대폰 모바일 B tv 앱에서 이용 중인 TV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모아준다.

VOD를 시청할 땐 배우가 등장하는 시점에 인물과 착용한 상품 정보를 함께 안내한다. 홈쇼핑 방송을 볼 땐 상품 정보와 주문 링크를 제공해 모바일 상품을 빠르게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진=SK브로드밴드 제공
사진=SK브로드밴드 제공

AI 경쟁력 키운 SKB…서비스 사용자 '증가'

SK브로드밴드는 최근 AI 서비스로 사용자들을 계속해서 끌어모으고 있다. 'AI 골프'는 출시 첫 달인 지난 4월 시청자들 중 19.1%가 이용했을 정도다.

5월엔 19.8%로 소폭 올랐고 6월엔 20.6%를 기록하면서 20%대에 처음 진입했다. 7월엔 21.2%로 매달 이용률이 조금씩 꾸준히 오르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다음 달 중 AI 리더보드, 실시간 베스트 기능을 추가하고 사용성을 개선한 신규 버전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AI 영어 말하기 학습 서비스 '살아있는 영어'는 올 상반기 사용자 수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49.4%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챗GPT를 기반으로 적용한 '살아있는 영어 프리토킹' 출시 이후 긍정적 반응이 나온 셈이다.

AI 추천 콘텐츠 맞춤 요금제 출시…고도화 '지속'

다음 달엔 생성형 AI 이미지 생성 신규 메뉴, 한영 혼용 음성인식엔진 등을 추가해 살아있는 영어 2.0 서비스로 고도화한다.

이달 초엔 AI가 추천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는 맞춤형 요금제 'B tv All+'도 내놨다. B tv의 실시간 채널과 VOD 약 20만편의 VOD를 제공하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IPTV 경계를 허문 신개념 요금제로 AI가 추천하는 콘텐츠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커스터머 사업부장은 “AI와 미디어의 결합은 고객을 더 잘 이해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즉시 체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에이닷을 적용한 B tv와 AI 셋톱박스, 다양한 AI 서비스 등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앞으로도 다양한 AI 기술과 서비스를 B tv에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