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공개한 F-35가 장거리 대함 미사일을 장착하고 비행하는 모습./미 해군 제공
미군이 공개한 F-35가 장거리 대함 미사일을 장착하고 비행하는 모습./미 해군 제공
미국에서 중국과의 건함 역량 차이에 따른 해군 경쟁력 약화 문제가 연일 제기되는 가운데 미군이 처음으로 5세대 F-35 전투기에 스텔스 장거리 대함 미사일을 장착한 사진을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 국방부가 F-35C 라이트닝Ⅱ에 두 개의 AGM-158C 장거리 대함 미사일(LRASM)을 장착하고 이달 초 실시한 비행 시험 중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항공기는 메릴랜드에 있는 팍서트리버 해군 항공 기지에서 이륙했다.

미군이 이 미사일을 항모 탑재형 F-35 스텔스 전투기에 장착하려는 것은 대함 능력 확장의 일환이라는 게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설명이다. F-35는 전용 대함 미사일이 없기 때문에 LRASM이 중요한 추가 무기가 된다.

AGM-158C LRASM은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정밀 유도 공중 발사 순항 미사일로, 2018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LRASM은 AGM-158 합동 공대지 스탠드오프 미사일(JASSM)의 대함 버전으로, 미 공군의 B1 폭격기와 해군의 F/A-18 슈퍼 호넷을 비롯한 몇몇 항공기에서 발사할 수 있다. 미군의 목표는 5세대 전투기로 점점 더 주목받는 F-35에 이 무기를 장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LRASM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반자율 유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약 370㎞의 사거리를 갖고 있다. 이 미사일은 453㎏의 탄두를 아음속(음속에는 못 미치지만, 그에 버금가는 마하 0.5~0.7 정도의 속도)으로 전달할 수 있다. 다만 크기 때문에 F-35는 LRASM을 내부에 장착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미사일은 항공기 외부에 장착된다. 이는 어느 정도 스텔스 성능을 저하키는 요인이 된다.

LRASM은 해상 전투에서 매우 강력한 공중 발사 무기지만, 미사일 한 발당 300만 달러 이상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 이에 따라 미국은 보다 저렴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퀵싱크(QUICKSINK)라는 대함 능력도 개발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공개된 F-35와 LRASM 사진, 최근 대함 무기 시험은 미군이 중국을 ‘속도 경쟁’ 상대로 점점 더 주목하면서 해상 공간에서 추가 타격 옵션을 개발하려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은 올 들어 중국의 급격한 해군력 강화에 대해 경계심을 공공연하게 노출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 23일 보도에 따르면 1980년대 600척 안팎의 군함을 보유하며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자랑하던 미군은 현재 보유 군함 수가 반토막 났다.

반면 중국은 2000년대 초반까지 조선산업에서 존재감이 미미했으나 정부가 100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투입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현재 미국은 상업용 선박 보유량에서도 중국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지난 4월 미국 연방의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보유한 트레일러 선박은 약 7000척이나 되지만, 미국은 약 200척에 불과하다. 미중 갈등으로 중국이 미국으로 가는 각종 상품의 운송을 막을 경우 미국의 공급망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미국은 세계 조선업계에서 중국과 함께 ‘톱3’를 형성하는 한국·일본 조선업계와의 협력 강화에도 혈안이 됐다. 지난 2월 울산을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 장관은 HD현대 인사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