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네이비 시 고스트 시범부대가 훈련하고 있는 모습. 해군 제공
해군 네이비 시 고스트 시범부대가 훈련하고 있는 모습. 해군 제공
해군은 미래 전장에 대비해 무인 체계를 전면 적용하는 이른바 ‘네이비 시 고스트(Navy Sea GHOST)’를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초연결 기술을 기반으로 유·무인 전력을 통합 운용하는 이 같은 체계는 최근 정찰용 무인수상정 개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 업체가 선정되며 점차 구체적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무인수상정 사업에 ‘LIG넥스원’ 선정

해군은 무인 무기 체계 확대 흐름에 따라 무인수상정(USV) 개발에 나서고 있다. 공기부양정을 활용한 북한 특수부대 침투를 저지할 경계작전에 무인수상정을 활용하면 해상 경계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고, 병력 부족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LIG넥스원이 개발 예정인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검-2’. 김동현 기자
LIG넥스원이 개발 예정인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검-2’. 김동현 기자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LIG넥스원이 선정된 정찰용 무인수상정 체계 개발 사업을 계기로 무인 전력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정찰용 무인수상정 체계 개발 사업은 2027년까지 12m급 무인수상정 두 척을 개발하는 것이다. 사업 규모는 약 400억원으로 작지만 무인 무기 관련한 선점 효과가 커 수주 경쟁이 치열했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해검-2’는 배 길이 12m, 속도 40노트의 무인수상정으로 자율운행, 센서 및 무장 탑재 등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장비를 모듈화해 정찰용임에도 선수에 기관포를 탑재하는 등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무기를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함미에는 물속을 전후좌우로 이동할 수 있는 예인형 무인잠수정도 설치돼 있어 적 기뢰 탐지에 활용할 수 있다.

군은 정찰용에 이어 전투용·기뢰전 무인수상정, 군집 무인수상정 사업 등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2020년 국방과학연구소(ADD) 국방첨단기술연구원 주관 과제인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기술 개발 과제’ 사업자로 선정돼 이 분야에서 앞서 있다. ADD와 함께 감시정찰·방호전투 및 대기뢰전 등 무인수상정의 다양한 임무 수행을 위한 ‘군집 무인수상정’을 개발 중이다. 올초 한화오션과 함께 ‘전투용 무인수상정 기본설계’ ‘정찰용 잠수정 및 기뢰전용 무인수상정 개념설계’ 과제도 수주했다.

○2030년대 무인잠수정 도입

현재 해군은 국방혁신 4.0과 연계해 해양에서 전투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인단계 수준은 총 3단계로 나뉜다. 1단계 ‘원격통제형’은 무인전력을 유인전력에 탑재해 유인전력의 레이더 탐지 및 통신거리권 내에서 무인전력을 원격으로 통제하며 전투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형태다. ‘반자율형’의 2단계는 유인전력이 설정한 작전구역 내에서 무인전력이 자율 기동하면서 제한된 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마지막 3단계인 ‘반자율 확산 및 완전자율형’은 유인전력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인전력이 스스로 결정하고 대응하는 단계다.

이를 위해 해군은 2022년 7월 네이비 시 고스트 시범부대로 ‘제5기뢰·상륙전단’을 지정했다. 헬리콥터형 무인항공기(S-100)를 정보함에 탑재해 정찰·감시용으로 운용 중이고, 기뢰전 수행 능력을 향상할 수중자율기뢰탐색체와 무인기뢰처리기를 2020년대 중반 확보할 예정이다.

또 2020년대 후반 정찰용 무인수상정, 2030년대 초반 정찰용 무인잠수정을 도입해 공중뿐만 아니라 수상·수중에서도 유·무인 복합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해군 측은 “2040년대에는 해군 전력의 절반 가까이가 무인전력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