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에 공급하는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에 공급하는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그룹의 방위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에 이어 지난해 한화방산을 합병하며 몸집을 불렸다. 항공·우주·방산을 아우르는 기반을 확보, 수출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과 천무 등을 폴란드에 수출한 데 이어 지난 7월 에는 루마니아 국방부와 부쿠레슈티 현지에서 1조3828억원 규모의 자주포 등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현지 업체와 협력해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 운반차 36대 등을 2027년부터 순차 납품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는 K9과 K10 외에도 정찰기상 관측용 차륜형 장비, 탄약 등 ‘자주포 패키지’가 포함됐다. 루마니아에 방산 토털 솔루션을 제시한 것이 최종 계약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루마니아가 K9 10번째 운용 국가로 합류하면서 K9(K10 포함)의 누적 수출 총액은 13조원을 돌파했다. NATO 회원국 중 K9 자주포를 도입한 국가는 6개국까지 확대됐다. 예정된 계약 물량이 원활하게 수출되면 K9 점유율이 70%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출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도 펼치고 있다. K9과 천무 등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자체 개발한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레드백’을 앞세워 호주 정부의 병 전투차량(IFV) 도입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출용으로 최초로 기획·개발한 무기체계인 레드백은 자주포와 장갑차 등 지상 장비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로 개발됐다. 처음부터 수출을 목표로 상대국이 요구하는 사양을 이른 시일 내에 맞춰서 전략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수출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방산 분야의 무인화도 집중하고 있다. 다목적 무인 차량인 ‘아리온스멧’은 미국 국방부의 해외 비교성능시험 대상 장비로 선정 후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12월 초부터 3주간 미국 하와이 오아후 섬 해병대 훈련장에서 아리온스멧에 대한 본시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F-15K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등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항공기 엔진과 한국형 헬기 ‘수리온’의 국산 엔진도 생산한다. 항공기 엔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덕이다. 차세대한국형 전투기인 KF-21 ‘보라매’ 사업의 항공기 엔진 통합 개발을 주도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와의 기술 협약을 통해 엔진 부품과 주요 부품의 국산화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관계자는 “전투기에서 민항기와 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항공 엔진 분야는 ‘미래 먹거리’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며 “45년간 1만대 이상의 엔진 생산 역량과 글로벌에서 인정받은 부품 기술력으로 대한민국의 독자 엔진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